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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Dec 02. 2024

겨울 12월, 인천과 호찌민의 일출

짧은 하루가 아쉬운 출장의 아침

 눈을 빼꼼 떴는데 아직도 밖은 어두컴컴한데 시계를 보니 '12'로 달려가는 분침에 놀라 이불을 걷어 차고 일어나 보았으나 해가 뜰 기색은 보이질 않는다. 다시 한 번 베트남의 부지런함이 생각나는 아침이다(어찌보면 한국은 아직 새벽이라는 표현이 맞을 듯 하다) 거리를 보아도 출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아침 7시 인천 도로 전경
인천 아침 7시 도로 전경

 겨울 12월의 서울과 호찌민은 일상에서 경험하는 시간의 흐름조차도 크게 다르다. 두 도시의 일출과 일몰 시간을 비교해 보면,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이 도시들이 어떤 모습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끝맺는지 알 수 있다.


 서울의 겨울 아침은 다소 게으른 듯 천천히 시작된다. 해가 뜨는 시각이 오전 7시 30분경이 되어서야 첫 햇빛이 도시를 비춘다. 출근을 서두르는 이른 시간대에도 거리는 여전히 어둡고, 빌딩 숲 사이로 서서히 밝아오는 하늘을 볼 수 있다. 이런 늦은 일출은 서울 사람들에게 조금 더 여유롭게 침대에 머물도록 유혹하지만, 동시에 긴 겨울밤의 여운을 느끼게 한다. 

 서울의 일몰은 오후 5시 13분경으로, 해가 지고 나면 곧바로 어두움이 찾아온다. 길거리에 크리스마스 조명이 반짝이고, 퇴근 시간대와 겹쳐 도시의 밤은 금세 활기로 가득 찬다. 하지만 겨울철 짧은 낮시간 탓에 오후가 되면 하루가 거의 끝난 듯한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반면, 호찌민에서는 아침이 훨씬 이른 시간에 시작된다. 12월의 일출은 오전 6시경으로, 해가 뜨기 전부터 거리는 이미 활기로 가득 차 있다. 오토바이가 분주히 움직이고, 길거리 음식 노점에서 따뜻한 쌀국수 냄새가 사람들을 맞이한다. 해가 뜨자마자 밝아지는 도시 풍경은 호찌민 사람들의 활기찬 아침 일상과 어우러져 생동감을 더한다. 

베트남 푸미의 6시 일출 전경
베트남의 아침은 1시간 이상 일찍 시작된다. 아침 6시 베트남 도로 풍경

 호찌민의 일몰은 오후 5시 30분경으로, 서울보다 약간 늦습니다. 낮 시간이 약 11시간 30분에 달해 하루 종일 태양의 축복을 받는 느낌이 든다. 해가 진 후에도 기온이 온화한 덕분에 거리의 활기는 밤늦게까지 이어진다. 호찌민의 카페와 노천 식당은 밤이 깊을수록 더욱 북적이는 모습이다.

 

이렇듯 서울과 호찌민의 하루를 비교하면 낮 시간의 차이가 뚜렷하다. 서울의 낮 시간은 약 9시간 45분으로, 호찌민보다 약 1시간 45분이나 짧다. 이 차이는 두 도시의 위도와 계절적 특징에서 비롯된다. 북반구 중위도에 위치한 서울은 겨울철 낮이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며, 호찌민은 적도 근처에 있어 낮과 밤의 길이 변화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서울은 짧은 낮과 긴 밤 속에서도 빛나는 겨울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아침의 느릿한 시작과 저녁의 빠른 마무리는 일상에 속도를 조절할 기회를 제공한다. 반면, 호찌민은 긴 낮과 활기찬 밤이 어우러져 더 많은 시간을 야외에서 활동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해준다. 


 두 도시 모두 자신만의 리듬과 매력을 지닌 하루를 선사하며, 그 속에서 사람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하루를 즐기고 살아가도 있는 듯 하다. 이번 겨울, 서울에서는 한파 속 따뜻한 카페의 풍경을, 호찌민에서는 온화한 기후 속 노천카페의 여유를 경험해 보는 기회가 생긴 것에 감사하고 즐겨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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