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손목을 잡아당긴다
풀칠 한 자리에 너의 엄지를 붙인다
>> 이게 무슨 짓이야<<
너는 소리친다 엄지를 뗀다
지문에 진득한 덩어리가 묻어 나온다
너의 지문이 닿았던 곳에 엄지를 갖다 댄다
이번엔 나의 엄지, 내 차례다
부드러운 게 뭉개지는 감촉 - 끈기의 질감이다
버림받은 느낌이 있다면 - 버림 주는 느낌도 있다
너와 똑같이 한다 엄지를 붙였다 뗀다
옅은 회색빛 덩어리가 발려 나온다
너에게 간다 앞에서 멈춰 선다
너의 엄지에 나의 엄지를 포갠다
>> 이것 봐
잠깐이었지만
금세 지저분해져
아주 제대로 붙어
그렇게라도
밀려나지 말라고
헤어지지 말라고 <<
이번에 너는, 소리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