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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이데 전주현 Oct 11. 2024

흑백사진사의 파업

24.10.11 11:50 씀

흰 것이 검어진다

티끌 없는 색이 검어지긴 쉽다

착각에 빠졌다


쉽다는 게 당연하다는 건 아니었는데 흰 것이 오염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가시 빗으로 가르마 위를 고른다

머리 위 고랑과 이랑이 생긴다

파도처럼 생겼다 사라진다


머리카락 한 올이 튀어나온다 정수리 근처 자란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이


어떤 이유에선지 희다

군밤 껍질도 칠흑도 벗겨졌다

가벼워 보인다


검은 것이 하얘진다 서서히 그러다 결국엔 떡잎부터 희게 자란다


세상을 흑백사진기 속에 가둬두기

우리 주변은 꽤 엉뚱하고 다채롭고 

금방 나이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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