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모자이크의 이면

24.12.05 16:38 씀

by 프로이데 전주현

나를 지탱하는 건 하나의 큰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사건을 이루는 하나의 점, 작고 더 작은 점이었습니다


그 점은 대체로 일상적입니다


일상적이야,

하고 지칭하는 것은


밥 한 공기를 가득 채운 알곡처럼 곱고

꿀단지의 마지막 방울처럼 쉽게 흐르고

TV 모니터처럼 주변 먼지를 빨아들이고

질척이고 걸리적거리고 했던 말을 또 하고

문을 쉽게 들어가고 문에서 자유로이 나오고

손가락질을 하면서도 결국엔,

다정합니다


오늘 내가 기도할 제목은 이 일상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하나의 점이 점으로 남아 있을 수 있도록 충실해지는 것입니다



keyword
이전 26화단풍과 조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