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부터 숲까지 바라본 주요 고객 분석

by woony

아버지와 오랜만에 통화했다. 그동안 정확히 어떤 것부터 말해야 할지 몰라 어떻게 전화할지 고민 중이었다.


마침 좋은 타이밍이 찾아왔다.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하고부터 연락이 끊일 일이 없던 마케팅 업체들. 워낙 사짜가 많은 판이다. 경력이 많은 편도 아니지만 대충 봐도 돈 떼먹고 나를 게 뻔한 애들이 대다수다. 이번에도 연락 온 업체 역시 그랬다. 하지만 아버지는 불안했던 모양이다. 내게 자료를 넘겨주시면서 검토해보라고 말씀하셨다.

별로인데?


진짜 별로였다. 딱 봐도 이제 막 스마트스토어에 발을 디딘 업체를 대상으로 홀라당 빼먹으려는 게 느껴졌다. 구체적이지 않은 사례, 겉멋만 든 장표까지.


광고 단계가 문제가 아님은 이미 데이터로 입증한 상태다. 매출이 폭발적이었던 지난 4월 대비 5월에도 역시 유의미한 방문자 수가 나왔다. 그들이 해주겠다던 스토어 광고는 이미 잘 집행하고 있다. 한 가지 차이라면 스토어 개설 이전부터 기존 고객과 맺어온 CRM 차이일 뿐이다. 4월에는 연락을 돌렸고 5월에는 그러지 않았다. 이것이 매출의 극명한 차이를 갈랐다.


이로 추론할 수 있는 건 1) 4월에 방문한 유입의 대다수는 문자를 받고 온 기존 고객층이다. 2) 5월에 유입된 방문자의 대다수는 신규 고객에 해당한다.


기존 고객은 이미 우리 퍼터의 제품력을 잘 알기 때문에 굳이 상세페이지를 읽을 일이 없다.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확보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신규 고객은 다르다.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상세페이지에 공을 들여야 한다. 이 단계부터는 광고의 문제가 아니다. 콘텐츠 문제는 내부 도메인에 대한 이해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상세페이지는 그 제품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어야 만들 수 있다.


이를 아버지께 잘 말씀드렸다. "지금은 모객보다 고객이 우리를 만나는 접점을 개선해야 한다. 사람들이 여전히 많이 들어오지만 들어온 고객이 구입하지 않고 나간다." 아버지 역시 콘텐츠 문제였음을 인식하고 이를 함께 연구해보기로 했다.




콘텐츠 단으로 넘어가게 되면 고객이 어떤 콘텐츠를 원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는 게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고객이 어떤 사람인지를 이해해야 한다.


주요 고객 분석을 위해 거시적인 관점과 미시적인 관점에서 분석해봤다. 주요 고객 군을 가장 방문수가 많은 30-40대 남성으로 선정했다. 이후 리서치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했다. 눈여겨볼 만한 점은 다음과 같다.


1. 30대 남성의 지출에서는 차량 유지비가 가장 크며, 이를 뒤따라 인터넷 쇼핑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2. 40대 남성의 가장 큰 관심사는 건강 및 재산 증식이며, 이와 관련된 자기 관리 콘텐츠가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3. 40대는 주로 오프라인에서 구매를 많이 하는 편이었으나 코로나 이후로 판도가 많이 바뀌었다.

4.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소비력이 높으며, 특히 워라밸에 관련된 소비 지출액이 많다.


하지만 단순히 경제적 여건으로 골프 도메인에서 소비 성향을 파악하는 건 나이브한 시각이다. 고객의 소비 패턴은 골프의 실력이 어떤지, 함께 다니는 동반자의 성향 (비즈니스 골프를 하는지 혹은 취미, 여가를 위한 골프를 치는지), 주거 지역이나 직장, 그리고 골프장 회원권 소유 여부에 따라서도 천차만별임을 이해해야 한다.


이 점에서 골프용품은 자신의 스코어를 향상시켜 줄 수 있는 도구이다. 보다 정확히는 그렇게 보이게끔 하는 이미지를 가진 브랜드 가치를 담은 도구이다. 우리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은 골프를 잘 치는 사람, 퍼팅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씌워져야 한다. 그러면서도 "있어빌리티"를 놓치지 않고 교묘히 자극해야 한다. 성능이 탁월한데다 가격까지 꽤 나가는 명품 브랜드라는 걸 사람들에게 꾸준히 인식시켜야 한다.

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시적인 관점에서 고객 데이터를 살펴봤다. 구체적으로는 고객의 후기, 그리고 제품 판매 관련 데이터였다.


https://smartstore.naver.com/topspinputter/products/4863616807


고객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신기한 점을 발견했다. 제품군에 따라 고객이 느끼는 반응에 차이가 컸다. 저가 제품군에서 고객들은 퍼포먼스를 중점으로 반응했다. 롤링, 방향성, 정확성, 조작성 등 성능에 관련된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은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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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고가 제품군에서는 어떨까? 성능에 대한 피드백도 많았지만 상대적으로 감성적인 면에 대한 피드백이 주를 이뤘다. 고급스럽고 흔치 않은 디자인, 좋은 터치감, 안정감 있는 느낌, 그립감, 수제 퍼터에서 주는 프리미엄 감성 등. 선물용으로 제격이다, 라운딩에서 꺼내는데 부끄럽지 않을 뿐더러 남들에게 추천까지 자신있게 건넬 수 있는 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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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좋은 인사이트를 발굴했다. 기존에는 라인이 명확하게 나눠져 있지 않았다. 어떤 제품이 고가 라인인지 저가 라인인지, 고가와 저가의 차이는 무엇인지 등. 그런데 고객의 반응을 보고서 깨달았다. 감성을 자극하는 프리미엄 라인과 성능을 중시하는 퍼포먼스 라인. 이렇게 나눈다면 고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뿐더러 성능과 감성에 초점을 맞춘 퍼터 브랜드로 우리를 인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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