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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ny Sep 15. 2019

마지막 수업

교수님께서 주신 조언

학부 시절, 돌이켜 보면 인생에 방향을 설정해 주신 분들이 참 많이 계셨다. 참 운이 좋게도 학과 지도교수님이 그 중 한 분이셨다. 관점이 남다른 분이셨다.

우리 학교에는 지도교수와 상담을 한 학기에 한 번씩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제도가 있었다. 다들 못이겨서 찾아뵙는다. 그마저도 별 이야기 하지 않고서 끝내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와 반대로, 나는 별 아이디어가 있을 때마다 연구실 문을 두드리기 일쑤였다.

늘 좋은 말만 해주시진 않으셨다. 이거 간 보고 저거 간 보고 하던 내게 이제는 하나를 정해야 하지 않겠냐고 나무라기도 하셨다. 하지만 대학원 합격 소식을 전하던 날, 교수님께서 해주셨던 조언은 지금까지도 가슴에 새기려 노력하고 있다.


1. 지 마라. 상대방이 알고 똑같이 잰다.

2. 진짜 멀리 가는 사람은 남이 도와주게 만드는 사람이다. 이건 똑똑한 사람이 기를 써도 이길 수가 없다. 그러니 나를 낮출 줄 알아야 한다. 혼자 저 잘났다고 고개 뻣뻣이 들면 아무도 함께하지 않는다. 가장 경계하고 무서워해야 하는 건 내가 못 올라가는 게 아니라 남이 나를 끌어내리는 것이다.

3.  잘나가는 사람은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받아들일 줄 안다. 고민한다고 크게 달라질 건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정도의 차이지만 모든 길에는 운이 따라줘야 한다. 이건 저 혼자 어찌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에 순응한다.




학부를 떠난 지 2개월이 넘었다. 전공에서 배운 내용은 사실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조언 하나로 그 전공수업보다 깊은 가르침을 받았다.

멀리 가기 위해 함께 갈테다. 더욱 스스로를 낮추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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