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도서관에서 우는 여자

나를 울린 건, 글 속의 나였다

by 기록하는여자

도서관에 잠시 책을 대출하러 간 게 아니라,
한참을 앉아 책을 읽고 글을 쓰다 보면
가끔은 '너무 오래 한 자세로 있었던 건 아닐까?'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땐 앉은자리에서 살짝 목을 돌리고 어깨를 푼다.
그리고 자연스레 주위를 둘러본다.

그럴 때면, 평소엔 보이지 않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대출만 하러 잠깐 들를 때는 몰랐던 장면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건, 다름 아닌 우는 사람의 모습이었다.

'에이, 도서관에서 운다고?' 싶겠지만, 진짜다.
최근 두 달 사이 두 번이나, 조용히 눈물을 훔치는 성인을 봤다.
거의 한 달에 한 명 꼴이다.

처음 그 모습을 봤을 땐 조금 낯설었다.
"다 큰 어른이, 그것도 공공장소에서 울다니..."
괜히 신기했고, 어쩐지 어색했다.

그런데 두 번째로 봤을 때는 마음이 달라졌다.
'도대체 어떤 책을 읽었길래 저렇게 감동을 받았을까?'
'그 책의 문장 중 어느 한 줄이 마음을 건드렸을까?'
그들의 눈물 속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다짐했다.
'나는 절대 도서관에서 울지 말아야지.
아무리 슬픈 책을 읽어도, 감동을 받아도 눈물만은 참자.'
그랬다. 그랬는데...

오늘, 그 다짐이 아주 허무하게 깨졌다.

며칠 전 써둔 글을 퇴고하다가
브런치에 발행해 놓고 다시 읽는 순간이었다.
글 속 문장들이 내 마음을 정면으로 때렸다.
쓰던 때보다, 훨씬 깊이 다가왔다.

그렇게 눈물이 흐르기 시작하더니
멈출 수가 없었다. 아주 줄줄.
하필 그때 이어폰에서는 슬픈 음악까지 흘러나오고 있었다.
결국 훌쩍거림 두 번이 추가됐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음악이라도 듣지 말걸."
뒤늦게 후회했지만 이미 늦었다.
옆자리 분은 얼마나 내 얼굴이 궁금했을까.
'저 사람, 무슨 사연이 있나...' 싶었겠지.

눈물을 닦으며 괜히 헛기침을 했다.
괜찮은 척, 아무 일도 아닌 척.
하지만 마음 한편이 묘한 느낌이었다.
내 글이, 나를 울릴 만큼 진심이었구나 싶어서.

도서관에서 울던 사람들을 떠올렸다.
그들의 마음이 어떤 온도였는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책 한 권이든, 글 한 편이든
어떤 문장 하나가 마음을 건드릴 때가 있다.
그때 터져 나오는 눈물은 아마 슬픔이 아니라,
잠시 잊고 있던 나를 마주한 순간일지도 모르겠다.

오늘 도서관에서,
나는 그렇게 한 줄을 읽고 또 울었다.

앞으로는 혹시 모르니,
손수건을 꼭 챙겨 다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