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시간은 결국 회상에 불과하다.
그리고 천천히 돌이켜 생각해 보니 공황장애 전 후로 확실히 자존감이 많이 낮아졌다는 걸 깨달았다.
공황장애는 몸에 생기는 이상증세로 인해 불안감이 증폭되다 보니 내가 평소에 아무렇지 않게 하던 모든 것들에 브레이크가 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것도 못하는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나를 지배했었던 것 같다. 평범한 삶을 브레이크는 나의 일상부터 꿈들을 천천히 감춰 지워버리기 시작했고 결국엔 나 스스로를 깎아내렸던 것이다. 그러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못한 내가 안 좋은 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보며 점점 나 자신을 잃어갔었다.
누군가 보면 하면 되지 왜 그것도 못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겪어보지 않는다면 그 무서움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글을 아무리 잘 쓰고 이해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풀이해도 경험의 반의 반도 풀이가 불가능하다. 한 마디로 살고자 하는 욕구가 많은 사람이 가만히 있어도 죽겠다는 감정을 매 초 느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건강했던 과거의 나를 부러워했던 것 같다.
과거의 내가 했던 조그마한 인생업적들이 부러운 게 아니었다. 그냥 그 일상을 아무 걱정 없이 이행할 수 있던 나 자신이 부러웠던 것이다. 평범하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그리고 그 행복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며 살아왔던 나 자신이 조금은 미웠다.
스트레스를 조금만 더 관리했으면
몸 건강을 조금이라도 더 챙겼으면
남보단 나를 조금만 더 챙겼으면
이런 일들이 벌어졌을까?
지금 당장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해도 나는 나라는 사람과 나의 성격을 알기에 분명 똑같이 행동하고 살았을 것이 분명할 것이다. 그렇기에 이제는 과거를 생각하지 않고 미래에 나에게 조금은 덜 미안하고 싶어서 어느 정도는 내 멋대로 살려고 한다.
눈치도 내가 힘들다면 적당히 보자. 다른 사람의 시선도 중요하지만 나의 시선으로 나를 더 바라보자. 그리고 나를 1순위로 응원해 주자.
주위에서의 내 이미지가 조금은 안 좋아질진 몰라도 나라는 사람 자체로는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으니.
#회상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