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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ckneim Nov 27. 2019

퇴사보다 남는 게 더 어렵다.

정말 퇴사해야 될까?

퇴사하기로 결정하는 것보다 남기로 결정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

퇴사하고 싶은 마음이나 생각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그 작은 순간이 커지는 건 눈덩이와 같았다.


퇴사라는 단어가 떠오르기 전까지는 그래도

어떻게 해서든 조직에 남아 일은 하면서 돈은 벌어야지 라는 전제가 있었고

조금 부당하더라도 참아야지 라는 스스로에 대한 다독거림이 있었고

월급이라는 달콤한 선물에 대한 기다림이 있었고

낯선 조직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그래도 더 나을 거라는 막연한 희망이 공존했다.




퇴사를 주저하게 되는 이유

최근에는 퇴사를 준비하거나 퇴사를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많이 없다.

친한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 직장생활에서의 고단함과 불만을 얘기할 때면 "그 직장 때려치워. 이직해버려. 어디 회사 아무 데나 못 가겠어?"와 같은 말들로 위로받고는 한다. (불과 몇 년 전이라면 그래도 참아야지. 돈은 벌어야지 라는 조언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물론 누군가는 이 어려운 시대에 살아가는 직장인이라면 배부른 고민이라고 욕할지도 모르겠다.

TV와 신문에서는 취업률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내가 이래도 되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하고 다시 이직시장에서 나와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나를 회사에 붙들었다.


[읽어볼 만한 기사] 입사나 이직에 대해서 채용시장에서는 과거와는 다른 두드러진 결과를 보여준다.

전체적인 취업상황을 나타내는 평균 취업률은 낮아지는 추세(특히 청년 취업률이 낮다)고

입사한 필자와 같은 직장 사람들이 남아있는 비율인 '고용유지율'은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

신입사원들이 직장에 들어가기는 점점 더 힘들어지는데 막상 직장을 다니고 있는 사람들은 다른 직장으로 떠난다는 이야기라고 해석할 수 있다.


* 최근 4년간(2014~2017년) 한국 교육개발원이 실시한 고등교육기관 취업통계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4년제 일반대 평균 취업률은 4년 새 64.5%에서 62.6%로 낮아졌다.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출처: 중앙일보] SKY도 공대도 못버텼다···대학가에 닥친 '취업 한파' (2017)

[출처 : 중앙일보] 근로자 절반 이상 1년 내 회사 관둬... 10명 중 1명만 10년 동안 같은 직장 다녀 (2017)


퇴사와 남기로 결정하는 것의 기준

필자의 경우 퇴사와 남는 것의 기로에서 퇴사를 선택했다. 지금에 와서는 결론적으로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을 한다. 그때 나에게는 퇴사를 고민하게 만드는 것들을 정리해보면


퇴사를 해야만 하는 이유

1) 현재 직장에서의 나의 10년 후 모습이 내가 원하는 모습인가?

것이 아니다. 본인이 속한 부서나 팀에서 나와 똑같은 일(직무)을 하고 있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내가 만약 저 모습이라면 나는 만족하는가를 생각해봤다.  

* 선배의 경우 소위 조직에서 일 잘하고 인정받는 사람을 떠올리는 게 결정 내리기 더 좋다.


2) 일을 하면서 나는 '성장감'을 느끼고 있는가?
 라고 질문을 던져봤다. 과거와는 다르게 현재는 주어진 일을 반복적으로 하는 수준이었고 내가 일을 하면서 더 이상의 성장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3) 나의 일이나 나의 역할 자체가 쉽게 대체될 수 있을까?

모든 직장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회사에서 나의 존재는 없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며 객관적인 관점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필자의 경우 회사에서 일 자체는 많다고 생각하고 인정받았지만 일 그 자체나 나의 역할은 쉽게 대체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대로 남아야 하는(퇴사를 하지 말아야 할) 이유

필자가 특히 강조하고 싶은 이유는 다음과 같은 이유면 퇴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것이다.

(적어도 노력은 해볼 수 있는 이유들이라고 생각한다.)

정작 본인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퇴사를 하기도 했으며 많이 후회했다. 아래와 같은 이유로

퇴사하는 것은 본인에게 좋은 결과를 줄 확률은 낮다고 생각한다.


1) 내가 하는 일이 마음에 안 들거나 개선되지 않는다고 느끼며 퇴사하고 싶다.

대부분의 직장 사람들은 일에 대한 불만이 있을 것이다. 승진이 밀리거나 나한테 일이 너무 몰린다거나 무언가 불합리한 일들이 항상 생긴다.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생긴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이런 불만들이나 개선점들을 바꿔야 하는 주체는 외부인이 아니라 내부에서 일하고 있는 각각의 직장인들이다. 불만이 많다고 생각된다면 내가 스스로 바꾸는 노력을 해보고 나서 그래도 정 안된다면 퇴사를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


2) 내가 싫어하는 선배나 상사 때문에 퇴사하고 싶다.

직장을 관두고 싶은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누면 일 아니면 사람이다. 사람과 관련된 문제로 인한 퇴사는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회사는 일하는 공적인 공간이며 그 안의 인간관계 또한 공적인 사이라는 것이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같은 직장에서 일하면서 인생친구나 절친을 찾았다는 사람은 주변에서 찾기 힘들다.)

* 직장인 81% "사내 인간관계 스트레스로 퇴사 고민" - 머니투데이 뉴스 (2019)

출처 : 머니투데이 (2019)

3) 연봉, 워라벨, 출퇴근 거리 중에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있어 퇴사하고 싶다.

직장에서 중요한 세 가지를 꼽으라면 첫 번째는 연봉일 것이며 두 번째는 워라벨, 세 번째는 출퇴근 거리 일거라고 생각한다. 세 가지가 잘 갖추어진 회사를 다니고 있다면 정말 좋겠으나 대부분의 직장 사람들은 조금은 불만족스러운 환경에서 일하고 있을 것이다.

연봉의 경우 퇴사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일 수 있겠으나 '연봉만' 보고 결정을 한다면 조금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연봉을 결정하는 요소들은 기본급, 상여, 인센티브, 복리후생 등 많은 것들이 숨어있다.)


이직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기회비용들도 꼭 생각해봐야 한다.

2년 이내 다른 직장으로 이직하기 어렵다. 경력관리 차원이기도 하며 더 좋은 조건의 자리가 날 수도 있다.

다른 회사에 간다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일하는 방식과 더불어 문화에 대한 적응, 관계 구축 등 일하는 것 말고도 신경 쓸 것이 정말 많다.

이직한 사람은 기존에 있던 사람들(나보다 회사를 잘 알고 관계도 이미 구축되어 있으며 일이 능숙한 사람들)과 성과 경쟁해야 한다. 심지어 더 잘해야 된다는 기대감을 받는다.


필자가 얘기한 이유들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봤다면

그리고 이직을 해야 하는 이유가 확실하다면 (혹은 그렇게 느낀다면)

이직을 반드시 하기를 추천한다.


그러나 만약 남아야 하는 이유라면 지금은 버티자. 버티다 보면 기회가 올 것이고 퇴준생으로서의 권리를 누리며 조금 더 이직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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