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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발자국

by 원더혜숙

긴 발자국


파도가 쓸고 간 자리에 당신의 말이 남아있어요.

지금 네가 필요해.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진 것 같아서

달빛을 좇듯 당신을 따랐지요


수평선 너머로 긴 발자국을 남기고

당신이 사라졌어요.

나는 바다웅덩이에 숨은 게처럼

잔숨을 쉬어요.

다가오면 가만히 숨죽여요.


사랑은 사랑,

사람은 사람으로 남을 수 있다면

다시 바다가 밀려와

내 숨이 막혀도

당신을 붙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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