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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조깅 겨울 러닝 복장, 팁, 주의점

겨울이 다 지나기 전에 한번 어때?

by 원더혜숙


나의 러닝 경력: 2016년부터 러닝을 취미로 삼았다

2018년부터 10km를 도전해서, 2023년에는 풀마를 완주했다.

작년에는 하프를 두 번 뛰었고, 올해는 알프스 트레일 마라톤 하프를 준비 중이다.

일주일에 다섯 번을 달린다. 겨울에는 가볍게 7km를 여름에는 10km이 달리며 대회를 준비한다.

드레드밀보다 야외 조깅, 도시의 아스팔트보다는 숲과 산, 강변을 달리는 걸 선호한다.

https://blog.naver.com/jua423/223226412955

1. 겨울 러닝의 매력

겨울 러닝의 매력은 단연 찬 바람과 눈이다. 다만 이것은 드레드밀에서만 달리는 러너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오직 겨울에도 자기 멘탈에 도전하는 러너들에게만 해당할 것이다. 겨울에 여름처럼 매일 달린다면 멘탈 최강이 아닐까. 그런 러너들에게는 매서운 겨울바람과 서리, 눈도 러닝의 방해되는 요소는 아닐 것이다.


내 경우, 그래도 이른 아침은 꺼린다. 오전 열 시 정도면 아무리 추워도 영하 2도에 다다르고, 가끔씩 해가 나와주니 이 정도면 입이 얼얼해지고 뺨이 따갑고 손끝이 시려도 달릴만하다.


눈이 오면 개처럼 달려 나간다. 행복하다. 뽀드득 눈을 밟으며 달리면, 고요한 겨울 왕국이 전부 내 것만 같다. 눈 쌓인 길, 흰 나무, 눈 내리는 하늘과 도로를 달리는 차들, 그 사람들의 기분까지 생각하면 설렌다. 그래서 눈이 오면 꼭 달리러 간다. 눈이 내릴 때는 내리고 난 후 녹고 언 빙판길보다 훨씬 안전하다.


2. 겨울 러닝을 위한 준비물


https://blog.naver.com/jua423/222178297840겨울 러닝은 여름 러닝보다 챙길 게 많다. 장갑, 넥 워머, 털모자, 긴 양말, 그리고 어떨 때는 플리스 재킷과 패딩 조끼까지 겹쳐 입어야 춥지 않다.


달리기 전의 추위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예외가 아니다. 나중에 벗더라도 조깅 시작 전에 체온을 고려해서 좀 따뜻하게 입고 가는 편이다. 나가면, 덜덜 떨리는 정도보다 참을 만 한데.. 의 추위. 라면 달리면서 열이 나고 달리다 멈춰도 체온 유지가 가능하다.


겨울 러닝은 출발 전, 온도를 체크하는 게 좋다. 영하 2도에서 영상 4까지는 거의 비슷한 복장이지만 그 이하로 내려간다면 패딩 조끼를 더 입고, 장갑도 한 개 끼고, 양말도 특별히 두껍게 신는다.

또 체온이 떨어지지 않게, 중간에 멈추는 일이 없어야겠다. 러닝을 마친 후에는 즉시 따뜻한 샤워를 하고 머리와 몸을 잘 말려줘야 한다. 건강을 유지하려고 하는 운동이 이런 사소한 것으로 병을 부르면 안 되니깐.


https://blog.naver.com/jua423/223191236580

겨울에는 신발이 중요하다. 눈이 올 경우에는 축축한 눈이 발을 적실 수 있으니 방수되는 고어텍스의 러닝화를 신는다. 또 신발 바닥이 미끄럼을 방지하는 걸 신는다. 얼음 언 길, 우중이나 비 오고 난 후 진흙길에도 그런 신발 바닥이 울퉁불퉁한 것이 미끄럼을 방지한다. 미끄러질 경우의 부상은 끔찍하다. 발목과 허리, 엉덩방아 등.


그리고 매일 산을 달린 다면 유독 산 그늘이 진 부분을 알고 눈과 얼음이 잘 녹지 않는 걸 숙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 곳은 피하자. 일부러 아스팔트와 양지바른 곳을 골라서 달리자. 여름에 시원한 깊숙한 숲으로 들어가는 것과 반대다. 굳이 위험한 곳에서 달리다, 부상당하면 조깅을 하지 못하는 마음고생이 나른해진 몸보다 고생이 더 크다.


https://blog.naver.com/jua423/223308326337(여긴 겨울 장갑 정보가 있다)

https://blog.naver.com/jua423/223282538367(여긴 러닝 벨트와 겨울 모자에 대한 정보가 있다.)

3. 겨울 러닝의 어려움과 극복법

독일은 겨울에 햇빛이 잘 나지 않는다. 초반기에 그 날씨를 극복하기 어려웠다. 날씨에 따라 쉬기도 했는데, 겨울에는 특히 추우면 집에 웅크리고 있고 싶다. 그래서 조깅 습관이 공고해야만 겨울에도 꾸준할 수 있다. 만약에 겨울, 야외 조깅 습관이 없다면, 러닝을 가볍게 생각하자.


겨울에는 웅크리고 싶은 우리 생체 리듬을 인정하고, 여름에 10킬로미터 거뜬히 달리더라도 겨울에는 7km도 괜찮고, 정 하기 싫으면 2km라도 만족할 수 있다며, 달리기를 유지하자는 마인드를 가진다.


이렇게 계속 달리다 보면 봄과 여름에는 몸이 나를 것처럼 가벼워지고, 그때 퍼포먼스를 내면 된다. 그때 좀 더 많이, 더 빨리 달리고 또 경기에도 참여해도 무방하다. 곰은 겨울에 잠잔다. 인간도 겨울에는 곰처럼 겨울잠을 자고 싶은 기분이 든다. 그런 생체 리듬에 반하여, 여름처럼 훈련하다간 몸에 무리가 가서 겨울 내내 아플 수도 있다. 러닝은 건강하기 위해서 한다는 걸 잊지 말자.


워밍업의 중요성


계절 상관없이 워밍업이 중요하다. 나는 솔직히 말해 자주 워밍업을 생략한다. 그러나 최대한 천천히 달리기 시작한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2km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속도가 붙고 몸에 열도 나서 괜찮아진다. 중간에 혹시 미끄러질지 모르니 발목을 잠시 돌려주기도 한다.


워밍업을 할 경우는 간단한 요가 동작을 하고 나간다. 허리를 반 접어, 허벅지와 등 근육 그리고 목까지 릴랙스 하는 동작을 서너 번 반복한다. 준비 운동이라기보다는 조깅을 하려는 일종의 의식이다. 그와 비슷한 것은 조깅을 마친 후 꼭 내게 박수를 쳐준다. 잘했다고. 그런 나만의 의식으로 매일 자신을 고무시킨다.


조깅 십 분 전, 마그네슘 발포 비타민을 보충해 준다. 추워서 그런지 나이가 (마흔둘) 들어서 그런지 달릴 때 기력이 달린다. 그럴 때 이걸 먹어주고, 또 어떨 때는 포도당도 달리기 전에 먹으면서 달리면 그냘 러닝 거리를 거뜬히 달성할 수 있다.


미끄러운 노면에서 무조건 속도를 늦춘다. 아니 걷자. 잡을 수 있는 건 다 잡는다. 그리고 팔을 양쪽으로 벌려 균형을 잡는다. 그런데 가장 좋은 방법은 얼음 노면은 가지 않는 게 좋다. 눈 올 때나 우중에 달려보면, 이제 신발 위로 노면의 감각이 생긴다. 매일 나가면서 그 감각을 알아차리면 자각하고 조심하게 된다.


겨울에는 달리는 것만으로 대단하다. 독일에서는 추운 날, 비 오는 날, 눈 오는 날 달리는 러너를 보면 트럭 운전수들이 빵 해준다. 심심해서나 앞 차를 탓하는 게 아니라, 러너들을 응원해 주기 위해서다. 빵. 잘한다. 멋져!라는 의미다. 그러니 달리러 나갈 때마다 추운 날 야외에 달리는 것으로 대단하다고 스스로를 칭찬하자.


3. 겨울 조깅이 주는 선물

추워서 달리기 싫지만, 몸도 뻐근하지만 러닝은 달리기 전보다 달린 후에 기분을 위해서 달리는 것 같다. 아니, 끝내기 전의 후끈하게 달아오른 몸과 기분, 해내고 난 후의 성취감은 안 해 본 사람은 모른다. 그리고 그걸 매일 할 수 있다면, 매일을 구하는 원더 우먼(맨)이다.


입이 얼고 턱 뻑뻑해지는 겨울바람을 이기고, 가끔 아 추.라고 혼잣말을 중얼거리지만, 그걸 헤쳐나가는 게 멋지다는 생각, 나의 엉터리 같은 모습을 다 제치고라도 이렇게 달리는 것만으로도 나는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을 러닝에서 할 수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계절의 변화를 알아차린다. 우리는 자연에 너무 멀어진 게 아닌가. 같은 숲과 길이라도 조금씩 달라지는 걸 보면, 내 마음과 몸의 변화 또한 그렇게 알아차릴 수 있는 메타인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변하는 나와 세상, 우리는 시간의 변화를 느낀다. 그리고 그런 변화가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체득은, 다가오는 노화와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없애준다.


4. 당신의 겨울 러닝은 어떤가요?
“여러분은 겨울에 달려본 적이 있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겨울 러닝 경험은 무엇인가요?"

나는 올 겨울 가장 좋았던 조깅은, 알프스 근처에서 눈바람이 불던 곳이다. 아이들은 집에서 태블릿을 놀고 있고, 엄마는 그 시간을 위해서 달렸다. 돌아가는 길에 큰 고드름을 보고, 아이들이 어렸을 때 함께 꺾었던 또 다른 고드름을 생각하며 행복해져서 돌아갔다.

https://blog.naver.com/jua423/223705202219

이것들은 내가 조깅하며 포착한 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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