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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일이라는 거, 그건 모르는 거야

[작품(브런치북) 외 나의 일상]

by W하루 Feb 27. 2025

저녁을 먹는데 휴대폰 알림이 울렸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잉? 뭐지?!

브런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고, 구독자수도 얼마 없는 내가?

물론 누군가에게는 대단한 조회수가 아닐 수 있으나 나에게는 신기한 일이었다.


그저 떡볶이를 행복하게 먹으러 간 나의 일상이 이런 관심을 받다니!


별 것 아닐 수 있는 이 일이 나에게는 큰 힘으로 다가왔다. 왜냐하면 오늘 나는 심적으로 너무 힘든 하루였기 때문이다.


지난주에 면접 본 회사는 솔직히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이번엔 꼭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확신하고 있었는데, 오늘쯤 연락 주시기로 하셨으나 아직까지 연락이 없다. (물론 조금 늦어질 수도 있다고는 하셨다.)

연락이 없다는 것은 사실 아직 결과를 모른다는 건데, 그간 마신 수많은 탈락의 고배 덕에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도 떨어지면 난 더 이상 어떻게 살아가지?? 진짜 굶어 죽는 건 아니겠지??

경력이 단절된 기간은 점점 늘어나고, 현재 내가 지원할 수 있는 공고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작년만 해도 패기 넘치게 대기업도 턱턱 지원했으나 이제 대기업 공고는 무조건 스킵이다. 이번 기회마저 놓치면 또 나에게 맞는 직무에 대한 공고가 언제 올라올지 모르는 상황.


너무 막막하고 답답했다. 우울하고 불안했다. 또다시 극단적인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고 쓸모없는 사람이고, 나에게 미래는 전혀 없다며.


이 타이밍에 후배에게 걸려 온 전화 한 통. 나에 대해 잘 아는 그는 나의 어두운 마음을 눈치채고 이렇게 말했다.

"선배, 다음 주에 그 떡볶이 먹으러 가요. 대신 그때까지 꼭 살아있어야 해요. 죽으면 안 돼요. 딱 일주일만 버텨줘요."


어차피 겁쟁이라 죽을 수도 없는 나인데, 후배가 느끼기엔 내 상태가 꽤나 안좋아보였나 보다.

우울한 마음 덕분에 아주 엉망진창인 하루를 보내버렸다.  (그 와중에 자격증 공부는 놓치지 않고 한 생산성 강박증인 나)


밤산책을 하며 우연히 브런치 통계를 보게 되었는데, 그래프를 보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내 인생도 이럴 수 있겠구나.

잔잔하게 흘러가다가 어느 날 갑자기 대박 날 수 있는 것.

일확천금을 꿈꾼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냥 내가 있는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어느 날 내 인생이 풀려있을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사람일이라는 거 그건 모르는 거야.

오늘 내 브런치 통계의 그래프처럼. 어느 날 갑자기 확 날개를 펼치는 그런 날이 오기를!


브런치 글 이미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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