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말했지_7
별일 없이 잘 자고 일어난 아침. 늦은 아침을 먹으려고 세수도 안하고 부엌으로 먼저 가 준비하고 있었다. 석이는 아침에 눈을 뜰 때 바로 옆에 내가 없으면 짜증 섞인 투정을 부리며 깨곤 한다. 그런데 달그락 소리에 혼자 일어난 석이가 태연한 표정으로 눈을 비비며 내게와 물었다.
"엄마! 꿈나라에서 우리 동굴 갔었지?"
"어?! 엄마랑 꿈나라에서 만났어?
엄마,기억 안 나?
순간 “아니야 ”라고도 “응” 이라고도 말을 못하고 너를 빤히 쳐다봤어.
너와 내가 같은 꿈을 꾼다고 믿는 널 보며 엄마는 또 가슴이 따뜻해졌어.
늘 잠들고 나면 엄마와 헤어진다 생각해 잠들기 무섭다고 하는 네게,
잠들기 전 엄마랑 꿈나라에서 만나자 말했는데
드디어 너의 꿈나라에 엄마가 놀러갔었나 보구나.
거기다 동굴에 갔었다니! 얼마나 재미있었을까?!
꿈에서 만나자는 말은 늘 엄마가 말해놓고 엄마는 그러지 못했으니 괜스레 미안해졌어.
어느 밤 꿈속에서 괴물하고 싸웠는지 잠결에 울며
엄마 기도해줘 괴물괴물..하며 힘들어 했던 것도 생각나네.
너의 손을 잡고 소곤소곤 기도해주니 다시 새근새근 잠이 들었지.
그때 너의 꿈속에서 엄마가 멋진 전사로 나타나 괴물을 해치운 거면 좋겠다.
늘 꿈속에서도 엄마 손 붙잡고 걷자.
엄마가 괴물 만나면 꼭 물리쳐 줄게.
늘 꿈속에서도 엄마 손 붙잡고 걷자.
동굴도 가고 무지개미끄럼틀도 타고
공룡 구름도 타고 달달한 것도 실컷 먹자!
2016.8.12 석 5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