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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원 Apr 15. 2019

다시, 테니스

입문자를 위한 테니스 안내서

다시 테니스를 시작했다. 3년 만이다. 최근 한 달간 테니스 레슨을 다시 시작하려 부단히 애를 썼건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땐 집 앞에 테니스장이 있었고, 새벽 수업이 비어있어 아침에 졸린 눈을 비비고 나가 운동을 하면 됐다.


그런데 이사를 오고 막상 시작하려니 쉽지가 않다. 일단 테니스는 헬스나 요가처럼 주변에 선택지가 많은 스포츠가 아니다. 아파트 단지 중심으로 조성돼 있는 실외 테니스장은 점점 사라지는 추세고, 실내코트는 가뭄에 콩 나듯 드물다. 도심에선 지하에

테니스장을 만들어놓고 수업을 하는데 막상 가보니 운동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천장이 낮고 좁고 답답한데 도심에 있으니 가격은 실외 테니스장의 두배다. 결국 수고를 감수하고 조금 먼 테니스장에 가거나, 비싼 돈 주고 가까운 곳에서 하거나 중에 결정해야 한다. 집을 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나의 선택은 조금 멀지만 쾌적한 테니스장이다. 일단 내가 테니스를 좋아했던 이유 중 큰 부분은 실외운동이라는 점이다. 테니스를 치다 보면 맴맴 매미 우는 소리도 들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도 들리고, 차가 지나가는 생활소음도 들린다. 이게 좋다. 햇빛도 있고 바람도 있고. 실외운동은 분명 그만의 즐거움이 있다. 날씨와 계절을 한 몸에 느낄 수 있다. 오늘 수업은 토요일 이른 아침. 나올 때는 꽤 쌀쌀했는데 몇 분 테니스를 치다 보니 금세 더워진다. 올해 들어 처음 느끼는 더위인 것 같다.

테니스 치고, 나들이 가는 길.


1. 테니스 레슨 가격

테니스 입문자를 위해 간단히 가격을 안내하자면, 주당 수업 횟수나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달에 15-30만원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내가 하는 동네에선 일주일에 4번 해도 한 달에 20만원인데, 회사 근처 실내테니스장은 일주일 2번씩 한 달에 30만원이다. 테니스 레슨은 보통 20분 수업이다. 다른 운동에 비해 시간이 굉장히 짧은 편이라 시간당으로 계산해보면 비싼 편이다. 테니스를 하루 치고 말 것 아니니 장기적으로 하려면 가격적인 면도 중요하다.


2. 테니스 준비물

초보자가 준비해야 할 것은 테니스 라켓과 테니스화. 초보 레슨자라면 월 1만원정도 주고 센터서 빌려서 사용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테니스화는 일반 운동화와 다르다. 바닥이 조금 더 평평하게 되어있어 흙으로 된 코트를 뛰어다녀도 땅이 파이거나 흠집이 나지 않는다. 운동을 하다 재미가 붙으면 그때 나만의 장비를 구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테니스공은 테니스장에 준비되어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3. 레슨을 꼭 해야 하나

엄마와 아빠 모두 테니스 동호인이라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얘기다. 테니스는 그냥 시작하지 말고 꼭 레슨을 받아야 한다고. 자세를 바르게 잡아서 익히는 게 중요하다. 처음 시작할 때 제대로 자세를 잡고 기본기를 익히지 않으면 엉망이 되고 만다고. 한 번 몸에 익어버린 자세는 고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사실 테니스는 레슨을 받지 않고 시작하기조차 쉽지 않다. 공을 제대로 맞추기도, 네트 너머로 넘기기도 생각보다 어렵다. 그래서 다들 레슨을 받고 시작을 한다. 남자들은 기본적인 체력이 되어 몇 개월만 해도 금세 감을 잡지만, 여자들은 1년 이상 레슨을 해야 제대로 게임이라도 할 수 있다고 한다.


4. 코치를 구하는 방법

아는 사람을 통해 소개받아서 시작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 같다. 그런데 막상 레슨을 하려고 해도 쉽지가 않다. 인기가 많은 선생님은 레슨 스케줄이 꽉 차있어서 돈 주고도 수업을 받지 못한다. 나도 회사 근처 테니스장에서 레슨을 하는 코치를 소개받아 연락했지만, 스케줄이 맞지 않아 할 수 없었다. 대기열에 이름을 걸어놓았다. 소개받을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면 ‘숨고’라는 앱을 이용해서 선생님을 공모하는 방법도 있다. 내가 원하는 지역과 가격대, 수업 유형을 적어 게시해놓으면 여러 코치들이 견적서를 보내온다. 그걸 보고 실제로 연락을 하기도 했지만 거리가 너무 멀거나, 시간대가 맞지 않아 결국 선생님을 구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엄마 레슨을 해주셨던 선생님을 소개받아, 거리는 조금 멀지만 레슨을 시작하게 됐다.


5. 테니스의 장점

일단 처음에 시간과 돈을 들여 배워놓으면 평생 가는 스포츠다. 우리 엄마와 아빠를 보며 느끼는 점이다. 돈이 많이 들지도 않는다. 운동화 신고, 라켓 들고나가면 어디서든 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재미가 있다! 어떤 운동이건 재미가 없으면 꾸준히 하기 어렵다. 테니스는 공놀이라 그런가.. 무척 재미가 있다. 공이 팡-하고 맞을 때의 그 느낌이 좋아서 자꾸자꾸 생각나고 하고 싶어 진다. 하지 말라고 해도 하고 싶은 운동. 그리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공을 쫓아야 하기에 운동량이 상당하다. 꾸준히 하면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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