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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음악치료사 이원지 May 04. 2023

#학교 가는 길_김광민

딸과 손잡고 학교 가는 길에. 


알싸하나 따스한 아침, 딸 손잡고 학교 가는 길. 그 길에 딱 맞는 선곡으로 즐거웁게 명랑하게 함께 걸어간다. 

“진짜 학교 가는 길 같지않아? 이건 김광민이란 사람이 지었어. 이걸 들으면 엄마 어렸을 때 책상이랑 교실이랑 촥 생각이 나.” 따위의 말과 함께, 박자에 딱딱 맞춰 잡은 손 흔들며. 




가사가 있는 곡은 가사와 멜로디, 곡의 무드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선명한 이야기와 그림을 그려내곤 하는데, 보통 연주곡은 그에 비해 채도 명도가 자연스레 낮아진다. 그러나 피아노만으로 연주된 이 곡은 <학교 가는 길>이라는 타이틀과 곡의 무드 및 전개가 가사 있는 곡 못지 않게 신기할 정도로 선명하다. 정말이지 학교에 가는 길인것만 같다.  가사로 인해 그려지는 것이 풍성한 곡은 채울거리들이 그득해서 좋고, 그려짐에 대한 소스가 부족한 연주곡은 창의적으로 장면을 상상해내야 하기에 좋다. 상상하는 일은 자고로 정답이 없기에 즐거운 법. 그러니 대강 이도 좋고 저도 좋다는 뜻.^^





이 곡의 주인공은 반드시 초등학생이어야만 한다. 고학년보다는 저학년이 적절하겠고, 홀로 혹은 친구와 삼삼오오 조잘조잘, 엄마 혹은 아빠와 함께 손잡고 걷는 길.  그리고 걸어가는 길목에는 푸릇한 것들이 조금이라도 있어야 한다. 날씨는 한겨울 제외, 봄과 초여름, 절정을 넘긴 늦여름, 초가을 정도가 적당하겠다. 녹색 풍경과 함께 들려오는 새소리, 매미소리, 자연의 소리는 무엇이든 오케이다. 





사실 이 곡은 연주하기가 까다롭지 않다. 어렸을 적, 피아노 학원 2년 이상 다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무난히 통과할 수 있는 수준의 곡. 조표도 어렵지 않고 박자나 리듬도 왠만하고. 이렇게 어렵지 않은 곡, 어찌 보면 소박할 수 있는 곡을 아주 많이 배우신 경험 많은 교수님이 만들어냈다. 고수의 향기는 아무런 가사 없이 학교 가는 길을 기막히게 그려내는 솜씨에서 드러난다. <학교 가는 길>은 <시간 여행>이라는 앨범 제목 아래에서 탄생했으니, 김광민 님은 자신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시간 여행 속에서 학교 가는 길을 걸으며 이 곡을 만들어냈음이 분명하다. 한 연주가의 유년 시절 학교 가는 길로의 시간 여행기가 수많은 이들의 귀에 닿아 학교 가는 길을 즐겁게 해주니 감사한 마음. 자녀가 있다면, 학교 가는 길, 함께 들으면서 걸어보시라. 리드미컬하고 명랑하며 즐거웁게 함께 걷는 길이 펼쳐질 것임을 약-속! 


https://youtu.be/cAxE4DcZ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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