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가족의 달의 첫 번째 대형행사인 어린이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어제오늘 들리는 바에 의하면 맘카페에 캠핑장을 양도한다는 글이 많이 올라온다고 하더군요. 이미 일기예보로 알려져 있어 아시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이번 연휴의 날씨가 아주 궂을 예정이라서 그런 모양입니다.
여행이나 나들이 계획을 세워놓은 집의 아이들에게는 날벼락같은 소식입니다. 하지만 일부 극히 일부의 아빠들에게는 희소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매년 어린이날 같은 공휴일에는 놀이공원 같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소가 미어터질 정도로 붐비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작년 어린이날 에버랜드 사진만 검색해 봐도 이를 여실히 증명해 줍니다.
올해는 날씨가 아이들을 돕지 않았지만 선물까지는 방해할 수는 없겠죠. 이미 뭘 받고 싶은지 지정해 놓은 경우가 많아서 온라인 쇼핑몰이나 완구상가는 꽤 어린이날 특수로 대목을 맞았을 겁니다.
하지만 저희 집에서는 어린이날에 따로 여행이나 나들이를 가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제가 일단 '붐빈다'는 말 자체를 정말 어마어마하게 싫어하는 데다 아이들도 다행스럽게 그런 성향을 많이 닮았습니다. 그런 대신에 평소 한산한 시기에 다양한 활동을 하려고 애를 쓰죠. 그렇게 하니 불만을 상쇄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둥이들에게 따로 선물을 뭘 받고 싶은지 물어보지도 않았습니다. 물질적인 선물로 사랑의 크기를 매길 수 없음을 아이들도 깨닫게 만들었기 때문이죠.
저희 집의 이번 어린이날 선물은 특색이 넘치는 걸로 준비했습니다. 작년 아이들의 생일에 줘서 큰 효과를 봤던 소원권 5종 세트입니다.물론 이런 생일이나 어린이날에 선물로 이런 종이를 준다고 하면 아이가 황당해할 거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하지만 작년에 처음 지급한(?) 이 선물이 생각보다 서로에게 만족스러운 선물임을 알게 되었죠. 아이들과는 미리 합의를 마쳤고 세부적인 항목에 대한 조율 역시 마무리했습니다.
소원권 5종 세트 중 네 장
물론 어른들은 공짜로 어린이날을 때운 셈이지만 양가 어르신들까지 그러신 건 아닙니다. 아이들에게 선물을 직접 사주실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해 어린이날을 위한 용돈을 따로 주셨죠. 하지만 그 돈은 날름 써버리지 않고 아이들의 통장으로 바로 입금시켜 버립니다. 지금 당장 급하게 필요한 물건이 없고 필요할 때 사야 더 큰 가치가 있는 법이니까요.
이런 진리를 둥이들이 5학년이 되었을 때야 깨달았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험하고 궂은 날씨가 예상되는 어린이날이지만 저희 가족은 아무도 속상해하지 않습니다.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하루가 더 큰 가치가 있으니까요.
한 줄 요약 : 말 한마디로 천 냥빚을 갚듯 종이 한 장으로도 훌륭한 선물을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