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이제 초등학교 6학년 여름방학을 맞았습니다. 방학이 되면 이래저래 신경 쓰일 일이 많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이 드는 부분도 사실입니다. 어린이 시기에 맞는 마지막 여름방학이기 때문이죠.
시간이 간다는 점은 언제나 우리를 서글프게 만듭니다. 문제는 아이를 키우다 보니 내가 나이가 들어서가 속상하기보다는 아이들이 큰다는 아쉬움이 더 커진다는 사실입니다...
최근 사촌동생이 출산을 하고 갓 백 일이 지난 조카를 보고 오니 예전에 아이들을 키우면서 고생하고 힘들었지만 또 행복하고 보람되던 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한창 힘들 때만 하더라도 품 안의 자식이라는 표현에 전혀 공감하지 않았고 얼른 자라서 훨훨 날아가기만을 바랬던 적도 있었습니다. 농담으로 아이들을 중학교부터 기숙사가 있는 학교로 보내자는 이야기도 했더랬죠.
그런데 함께 한 시간들을 되돌아보니 아이들이 제게 얼마나 크고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며 부모의 손길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들이 많아지니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이제부터는 간섭이나 잔소리는 줄이고 정서적인 지지와 어른과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려는 노력만 남아있을 뿐입니다.
아이들과의 애착이 부족하지는 않았나 늘 노심초사했지만 그래도 아직 아이들과 손을 잡을 수 있고 누워있으면서 안아주고 뽀뽀도 해줄 수 있으며 사랑한다는 말도 자주 할 수 있는 아빠라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제 조금씩 어린이로서의 대하는 부모의 시선을 내려놓고 청소년으로서 아이들을 대할 수 있도록 하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직 모자란 부분들이 보일 수도 있지만 지금보다 더 믿어주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맡겨줄 필요도 있겠죠.
제 부모로서의 역할은 아직 많이 남아있으니까 아쉬워하지 않고 부모로서의 새로운 시기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굳이 나눠보면 부모의 역할은 크게 다섯 개의 시기로 나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1기는 영아를 돌보는 부모로서의 역할
제2기는 유아와 초등학생 시기의 자녀
제3기는 청소년이 된 자녀
제4기는 성인이 된 자녀
제5기는 출가를 한 자녀
이렇게 나눠보니 이제 저는 제3기에 들어서는 부모인 셈입니다. 아이와의 시간은 금방 지나간다는 말을 하시던 인생 선배님들의 말씀이 부쩍 와닿는 시기네요. 흘러간 세월을 아쉬워하지 말고 지금 시기에 할 수 있는 노력을 하는 부모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어요.
한 줄 요약 : 부모도 자녀를 위해 언제나 공부하고 노력하며 바뀌어야 한다.
PS :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하나 더 낳으란 댓글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너무 많이 들어서요. 참고로 아들 둘 키우다가 딸 낳겠다고 애쓰시다 아들 쌍둥이를 낳으신 실제 사례가 있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