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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Jan 28. 2022

라떼와의 전쟁

니들이 게맛을 알아?

 요즘 젊은 세대가 가장 싫어하는 두 개의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라테(나때)'와 '꼰대'입니다. 저는 81년생이어서 MZ세대(81~00년생) 제일 상석에 리하고 있지만 부서에서는 꼰대 세대로 통하는 중간급 이상 연차입니다.


 

 그러다 보니 애매한 위치에 있는 저로서는 항상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단어입니다. 인사이동 후 또래나 젊은 직원들과 대화를 나눌 일이 많은데 최대한 꼰대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서 엄청 애를 씁니다. 재미없는 옛날이야기도, 쓸데없는 충고도 하지 않습니다. 는 너, 나는 나. 제 조언이나 도움을 굳이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 주는 호의는 결국 호의를 가장한 저의 편의일 테니까요.



 재미있는 것은 요즘에는 단순히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만 꼰대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일명 젊꼰(젊은 꼰대)라는 신조어있다고 합니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경청은 온데간데없고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으며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는 등 꼰대의 정의는 콕 집어서 하나로 표현하기는 어려울 정도로 복잡합니다.

 단순히 꼰대라는 것이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비판받는 문화가 아니라는 점은 기성세대로 취급받는 나이가 되어가는 저로서는 한편으로는 다행스럽긴 합니다.



 부모의 입장에서도 이 '꼰대''라떼'라는 단어는 훈육을 할 때 신경이 쓰이는 부분입니다. 질풍노도시기에 있는 남자아이들이 자신의 아버지를 "우리 꼰대"라고 표현하는 영상들을 볼 때마다 저 모습이 혹시라도 미래의 내 모습이 되는 것은 아닐 불안할 때가 습니다.


 꼰대가 되는 것은 정말 쉽습니다. "아프리카에 굶어 죽는 애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 "옛날 아빠 때 그랬으면 진짜 두들겨 맞았다", "내가 어렸을 때는 돈이 없어서 원 다니고 싶어도 못 다녔는데", "아빠는 옛날에 돌도 씹어 먹었어", "땅을 파봐라 100원 한 푼 나오나" 같은 종류의 잔소리를 며칠만 쉼 없이 하면 아이들은 자신의 전화에 아빠를 당장 꼰대로 저장해놓을 겁니다.  


 하지만 부모 세대가 겪었던 추억이나 경험들을 아이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이 효과가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를 해주듯이 전달한다면 아이들 입장에서도 부담감을 갖지 않고 들을 수 있습니다. 서로의 벽을 허물고 소통하는 좋은 소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방법의 문제가 있을 뿐이죠. 행동을 고치겠다는 마음으로 자신 공감하 아이들에게는 공감되지 않는 내용과 방식으로 대화를 시작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이해하지도 못하고 불편해합니다. 편안한 상황과 동등한 위치에서 대화를 하지 않는 것도 아이들이 온전히 받아들이는 데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젊은 세대, 아이들 세대는 기성세대의 걱정을 삽니다. 경험과 지혜가 부족하고 생각이 짧아 보이는 것이죠. 제 부모 세대가 저희를 보며 그렇게 느꼈듯 우리도 요즘 아이들을 보면서 혀를 끌끌 차고 있습니다.


다르다는 것을 빨리 받아들일수록 세대 간의 격차는 빨리 줄일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예의, 도리, 안전의 문제가 아니라면 조금 더 그들의 삶의 방식을 인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듯합니다.

 점점 더 꼰대처럼 요즘 아이들에 대한 불평을 하곤 합니다. 제 자신이 과연 충분히 납득할만한 불만을 제기했는지 되돌아보며 이 글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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