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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Oct 23. 2023

함께 하는 플로깅의 즐거움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요 며칠 사이에 날씨가 정말 추워졌습니다. 이제 정말 가을이 우리 곁을 떠나려는 듯해 보여서 서글픈 생각까지 듭니다. 뭐가 급하다고 이렇게 빨리 가려는 걸까요?


집에 가스불 켜놓고 오지도 않았을 텐데 말이죠. 금세 쌀쌀해진 날씨였지만 토요일에는 생각보다 뜨거운 열기로 진행하게 된 행사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학교 학부모회 주관으로 진행된 아차산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참여하는 플로깅행사였는데요. 


정확한 제목은 <가족과 함께 하는 아차산 플로깅>입니다.


올해 이 플로깅은 제가 학부모회장을 맡으면서 연초에 야심 차게 기획한 행사였습니다. 예전에 말씀드린 적이 있었는데 6월에 기획했다가 일기예보의 오보로 인해 취소해 버렸던 기획이었죠.




며칠 전에 책이 나온지라 해야 할 일이 아직 소소하게 많은 상황이었지만 미리 약속된 일이었기에  챙겨야 했습니다. 제가 야심 차게 올해 추친하려고 했던 일이었고 아이들도 좋아하는 활동이었으니까요.  


그렇게 계절이 두 번 바뀌고 나서야 플로깅행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6월과 이번 10월의 학교현장은 정말 많은 부분이 달려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행사를 진행함에 있어 애로사항이 정말 많았습니다. 학부모, 선생님 모두 피로감이 많은 상태였죠. 그런 이유로 계획 역시 최초 만들어 둔 계획서와 달리 좀 더 간소화되었습니다.


원래 계획에 들어있던 분들 중에 갑작스럽게 불참을 통보하신 분들이 계셔서 다시 계획표를 수정하느라 정신이 없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만반의 준비를 마친 뒤 아침이 되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행사 아침에 일어나니 당황스러운 일이 생겼습니다. 바로 아침에 8시 반까지 비가 왔기 때문이죠. 아버지회의 단톡방에서는 아침부터 분주했습니다. 행사가 어떻게 되느냐고 말이죠.


다행히 하늘이 도우셨는지 비는 거짓말처럼 그쳤습니다. 제가 집에서 나선 8시 40분경에는 하늘이 구름 한 점 없이 화창했고 공기는 깨끗하다 못해 한우 1++ 등급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상쾌한 느낌을 전달해 주었죠.


플로깅용 집게, 생분해 비닐, 생수, 간식(초코바)을 챙겨서 운동장에서 나눠주기 위해 준비를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쌀쌀하고 궂었던 날씨였음에도 예순 명에 가까운 부모님과 어린이들이 학교에 모여주셨습니다. 제가 진행을 뜻하지 않게 맡게 되었고 교장선생님께서 인사말, 아버지회장님 인사말을 마치고 저도 인사를 좀 드렸습니다.


이어서 행사 설명도 합니다. 단순한 산행이 아닌 플로깅이다 보니 유의할 사항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1. 무조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

2. 부모님의 지도에 따른다.

3. 비닐봉지에 쓰레기를 채우는 양으로 등수를 나누지 않는다.

4. 쓰레기를 줍기 위해 위험한 곳은 들어가지 않는다.

5. 즐거운 마음으로 한다.


간단한 체조와 함께 기념촬영까지 마치고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학교 뒤쪽에 있는 아차산의 해맞이공원이 최종 목적지입니다. 왕복해서 2시간 코스 정도 걸립니다.  올라가면서 생분해비닐에 쓰레기를 채워나가기만 하면 됩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코스는 쓰레기가 많지 않은 편입니다. 


중간 지점인 아차산 입구에서 다시 집결한 뒤 사진을 찍고 본격적으로 플로깅을 하기로 합니다. 




저는 가장 먼저 올라가서 완주증을 나눠줘야 하기에 아이들과 함께 속도를 내며 움직입니다. 그동안 몇 번 해봐서인지 쓰레기를 줍는 손도 빠르고 움직이는 발도 빠릅니다. 





결국 해맞이 광장에서 잘 도착했습니다. 이어서 도착하는 가족들께 아이들 이름으로 된 완주증을 나눠줬는데 이름이 누락된 친구들이 있어서 난감하기도 했었죠. 결국 오늘 학교 측에 이야기를 해서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그렇게 집으로 내려와서 끝날 줄 알았던 플로깅은 바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뜻하지 않게 새로운 쓰레기맥을 발견했기 때문이죠. 아이들이 학교로 올라가는 길 옆에 주목들이 심어져 있는데 그곳에 어마어마할 정도의 쓰레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끝까지 쓰레기를 담겠다는 의지를 보입니다. 결국 끝까지 남아서 그곳에 있는 쓰레기를 모두 정리해버리고 말았죠. 눈에 보이지 않는 위치에 버리기 참 좋은 곳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쓰레기를 버리는 아이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랍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둥이들은 시작할 때 받아간 7리터짜리 비닐봉지 다섯 장을 받아서 


시작하기 전에 학교 운동장에서 1 봉지를 채우고 

산에 올라가서 1 봉지를 채우더니 

학교 앞에서는 남은 세 봉지를 채움으로서 


못해도 30리터는 족히 넘는 쓰레기를 건져왔습니다. 역시 등잔 밑이 어둡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부모와 함께 하는 나들이로 기분도 내면서 환경을 지키자는 취지로 기획하게 된 플로깅행사는 나름대로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아이들도 이번 플로깅이 다섯 번째였는데 지루해하지 않고 나름대로 책임의식을 가지고 해 줘서 기특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가끔씩 우리 가족만이라도 동네를 돌며 플로깅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누가 알겠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감화가 되어 플로깅 활동을 하거나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생길지..


한 줄 요약 : 내가 버린 쓰레기는 돌아오는 거야!!!



#플로깅 #아차산 #양진초학부모회 #양진초아버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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