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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리툰 Dec 19. 2022

6:0 베이글 스코어라도 괜찮아

1. 샘프라스와 아가시 

난 어릴 때부터 스포츠 경기를 보는 걸 꽤 좋아하던 아이였다.

특히 해외 스포츠에 큰 관심을 가졌는데, 당시에는 지금처럼 언제 어디서나 해외 경기를 볼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기 때문에 주로 스포츠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했다. 

덕분에 당대를 주름잡던 스포츠 스타들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눈에 담을 수 있었고,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전성기,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은퇴 전 활약, 그리고 90년대 2000년대를 주름잡던 미국 테니스의 전성기를 멀리서나마 함께 할 수 있었다.


테니스 하면 떠오르던 두 선수

80년 대 패션스타로 민머리에 남성미를 뿜어내며 파워풀한 스트로크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하는 안드레 애거시와 200km가 넘는 강서브와 발리로 로저 페더러 등장 이전 테니스 황제였던 피트 샘프라스

난 특히 피트 샘프라스를 좋아했는데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을 연상케 하는 점프력으로 바닥이 뚫어져라 강력하게 내리꽂는 스매시는 그의 전매특허 기술이었다. 윔블던에서 새처럼 비상하던 샘프라스의 경기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흰색 옷을 입고 녹색의 잔디코트에서 네트를 사이에 두고 몇 시간이나 치열하게 경기를 하던 모습 포멀 하게 차려입은 관중들이 포인트가 끝나면 정숙하던 모습은 클래식했고 우아함 그 자체였다.  

나도 언젠가 피트 샘프라스처럼 멋진 스매시를 때려보고 싶다는 욕망이 강하게 들었지만 나의 학창 시절 테니스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스포츠였기에 자연스레 공 하나와 골대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축구와 농구를 좋아하는 스포츠 마니아로 성장했다.


대학에 와서도 학부 축구동아리에 가입했고, 대학 생활 내내 과 수업보다 축구 경기를 더 사랑했다.

친한 친구가 테니스부 가입을 권유했지만, 네트를 사이에 두고 몸이 아닌 라켓으로 공을 주고받는 운동은

진짜 운동이 아니라는 망언을 뱉으며 테니스는 나와는 상관없는 운동이라 생각하며 살았다.

물론 직접 치진 않았지만 경기는 꾸준히 챙겨보았다. 윔블던 대회에서 로저 페더러의 황제 대관식과 스페인 출신 18세 소년 라파엘 나달의 화려한 등장, 그렇게 시작된 페더러 나달의 라이벌리,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 그 사이 사라진 수많은 선수들.. 윔블던 데뷔에서 우승을 차지한 마리아 샤라포바와 윌리엄스 자매의 전성기 자주 챙겨보진 못했지만 여전히 테니스는 우아하고 매력적인 스포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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