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의 마지막 오늘
지랄맞게 좋은 날에
일을 하는 건 죄악이다
4월의 마지막 날, 할 일은 태산같이 밀렸는데 정작은 하고싶은 일이 아니다. 더구나 날씨가 지랄맞게 좋아서 도저히 일을 잡고 있을 수가 없다.
올 해의 이날은 내게 마지막이라서 ......
그래서 길을 나선다. 해야할 일이 아니라 하고싶은 일을 하려는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실컷 수다를 떨고 그 사람의 사는 이야기를 듣는 것!.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은 언제나 설렌다. 한달만이든 일주일만이든 그 틈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오직 그사람을 만난다는 것에 목적이 있기에 그 이유만으로 충분히 설렘의 이유가 된다.
그사람을 만나러 갈때는 늘 기차를 탄다.
한시간 남짓하는 그시간에 기차밖 풍경을 감상하고 간이역마다 타고 내리는 사람들을 보며 그 설렘을 즐긴다
봄날의 대합실은 봄냄새가 난다. 어떤 이유로 오고가는 사람들이든 봄내에 약간은 들떠있다.
내게도 그 냄새가 배어있을까?
내가 만나는 그 사람에게 나의 봄내가 전해지면 좋겠다.
기차시간을 맞추다보면 늘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을 한다. 커피를 한잔하고 그 시간을 기다리며 그 사람과의 일을 떠올리며 즐거울 하루를 상상한다
날씨가 좋은 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는거, 내가 하고싶은 걸 한다는 거, 올해의 오늘이 마지막이란거
그 많은 이유로 오늘이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