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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같이 일했던 형들

TV에 나오는 반가운 사람들-남희석 김경식 동지현(존칭 생략)

by 손원욱

6월 2일 일요일. 주일에 눈을 뜬 시간은 9시. 나는 일산에 있고 내가 다니는 교회는 낙성대역에 있다. 거리상으로 1시간이 넘게 걸려서 오프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 요즘은 좋은 시대이다. TV를 켜서 유튜브 버튼을 누르면 따로 연결을 하지 않아도 유튜브가 연결된다. 교회 유튜브 채널 실시간 영상으로 온라인 예배가 가능하다. 부스스한 채로, 멍한 상태로 온라인 예배를 드린다. 오랜만에 드리는 예배. 내 마음대로 조정을 할 수 있다면 항상 주일을 비워두고 싶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는 상황. 그래서 주일에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하면 그 날이 그만큼 더 소중할 수밖에 없다. 새벽에 2시에 들어오다 보니, 자고 일어났을 때 아침이 되지 않는다. 20대나 30대였다면 조금 달랐을까. 몸이 찌뿌둥하고 회복이 좀처럼 되지 않는다. 이게 바로 사람들이 말하는 나이 들면 회복이 느리고 더 피곤하다는 것일까.

머리로는 앉거나 일어나야 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누운 채로 10시가 넘을 때까지 움직이지 않는다. 아니 움직이기 힘들다. 10시가 넘어서야 조금씩 몸이 말을 듣는다. 일어나서 믹스 커피를 타고 냉동실에 있는 냉동볶음밥을 꺼내 프라이팬에 촤악~ 뿌려주고 중불로 설렁설렁 섞는다. 참 좋은 세상이야~ 밥을 따로 할 필요가 없다ㅎ 김을 하나 뜯어서 위에 쫘악 뿌려주면 끝.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정신을 차린다. 9시 예배와 11시 예배는 같은 예배이지만 집중해서 못 들었기 때문에 11시 예배도 다시 유튜브 생중계로 온라인 예배를 드린다.

예배가 끝나고 일반 채널의 TV로 돌아오니 KBS에는 전국노래자랑이, MBC에는 출발 비디오 여행이 방영 중이다. 남희석 형님.. MBC 금요와이드 작가로 일하면서 같이 일했었다. 김경식 형님.. MBC 생방송 원더풀 작가로 할 때 같이 일했었다. 금요와이드가 종영되고 그 뒤에 한 프로그램이 원더풀이다. 나는 계속 일했고 MC는 바뀌었다. 그 인연이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두 분이 TV에 나오면 여전히 나는 반갑다. 남희석 형님이 102세 할머니와 인터뷰하는 장면에서 눈물이 핑 돌았다. 김경식 형님이 영화 소개하는데 피부가 탱탱하고 반들반들해 보이는 게 와.. 저 얼굴이 50대라고?? 생각했다ㅎㅎ 동안에 관리까지 짱~ 그리고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홈쇼핑 채널에서 동지현쇼 라는 것이 그 시간에 했다. 동지현 쇼호스트는 내가 KBS 여유만만에서 작가를 할 때 내가 참여했던 프로그램에서 쇼호스트 3인 중 한 명으로 출연했던 적이 있다. 아 피디와 나와 동지현님 3명이 같이 찍은 사진도 있다ㅋ 그때 한창 유행했던(?) 카카오 스토리에 지금도 박제돼 있다. 동지현님은 기억을 못하실 수도 있겠지만, 무튼 그래도 아는 얼굴이라 반가운 마음이 든다ㅎ 동시간대에 여러 명의 아는 사람(?)이 나오니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지금 나는 작가가 아닌데, 여전히 누군가는 손작가님이라고 부르지만 현실상 작가의 일은 거의 하지 않고 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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