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by 원우

너는 사랑에 대해 알고 있니
습기를 머금은 이끼가 있는 곳이란다

파도가 밀려오는 해안선은
너덜너덜해진 일기장 같고

두어 명만이 올라탄 회전목마는
다시는 빛나지 않을 것처럼 화려하지

세계의 밤은 가끔 고요하지만
… 가끔 사라지지만

사랑하기를 사랑하렴, 꼬마야
사랑하는 상대를 사랑하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너를 사랑하고

사랑이 서 있는 장소, 공기의 향, 별의 채도, 나무의 소리, 벌레의 찌르르댐, 발끝의 촉감과 눈에 맺힌 물기를

마음 깊은 곳에 담아두고
일부는 말로 꺼내보기도 하렴

저물어가는 달의 뾰족함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너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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