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

by 원우

오토바이가 그림자를 버려두고 지나가던 때에
벗어나지 못하고
반지를 전부 내려놓았다

밀려오는 작은 파도를 타고 올라가면
섬이 있다
아주 작아서 갈매기 한 가족 발 붙이기도 어려운

물끼리 부딪히는 소리에 취해
걷고 또 걷다가
문득 이 밤이 환영처럼 사라지고 있는 것만 같은 생각에

점점 속도를 올렸다
그림자가
보랏빛 밤에 녹아 따라오지 못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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