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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인지과학책] 퍼펙트 게스 [이인아저]

Part -1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by 바크

나이 들어 뇌인지과학이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


그건, 단순히 생물학적으로 뇌가 변한다는 차원이 아니다. 나이 듦이란 결국 더 오래 살아왔다는 뜻이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다양한 관계를 경험했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축적된 삶 속에서 하나둘씩 생기는 질문들,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저 사람은 왜 저럴까?

왜 그런 생각을 고집할까?

왜 세상은 정치적으로 극단으로 나뉘는 걸까?

왜 사람들은 ai에 빠져들고, 현실의 만남은 피하려 할까?


이런 질문들은 단순한 불평이 아니다. 인간에 대한 궁금증이며, 동시에 나 자신에 대한 물음이다.


부처님의 말씀에는 "사람을 미워하지 말고 사랑하라"라고 했다. 정확하게 나는 그 의미가 다가오지 않았지만 부처님은 미운 사람의 모습도 자기 모습의 일부분이라고 했다. 부처가 되기엔 현실적으로 너무 어렵기 때문에 미운 사람을 사랑하라는 것은 도무지 실천이 안 된다. 다만 미운 사람을 그대로 내 마음속에서 멀리 내놓으려는 노력은 하고 싶었는데 의외로 나는 이 해답을 뇌인지에서 찾아보게 되었다.


처음에 읽은 책으로는 제정신이라는 착각이고

두 번째로 읽은 뇌인지 과학책으로 퍼펙트 게스이다. 첫 번째 책을 읽을 때는 처음 보는 단어들과 과학적인 지식들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두 번째 퍼펙트 게스를 읽을 때는 이미 나의 뇌에 과거의 학습된 경험이 맥락을 형성하여 이해를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퍼펙트게스는 과학적 근거로 왜 그러한지를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친절하게 설명이 되어있다. 한국사람이 쓴 것이라 번역이 아니어서 반가웠다. 번역체는 늘 어렵기 때문이다.


이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왜 꼰대가 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하였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확신을 가지고 남을 가르치듯 설교한다.

가만히 듣고 있으면 바보 취급을 하고 어리석은 인간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말대꾸를 따박따박하잖니 입이 아프고 대화를 단절하기에 이른다. 나는 이런 상황이 싫었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싶었다.


꼰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그리고 어떤 경우가 꼰대인가?


예를 들어보자. 최근에 내가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가 "어차피 내가 다 아는 이야기, 내가 다 아는 이론들"이다. 나는 어떤 정보를 취득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대화를 하면 대부분 나이 드신 분들 대답이 저렇게 나온다.


내가 다 아는 이야기... 물론 관념적으로 봐도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책으로 내놓을 때까지 그 근거를 찾아서 정리하여 썼다는 것이 대단한 일이다. 다 알고 있다면서 한번 말해보라 하면 제대로 설득하지 못한다.



또 꼰대의 특징은 남은 절대 모르는 진리처럼 가르치려는 태도이다. 그러니까 내가 아는 지식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의 정신이 아니고 너는 무조건 틀린 답이야. 내 말이 옳아하는 자세가 꼰대라고 생각한다.


무조건 상대방이 잘못이라는 전제가 깔린 대화에서 나는 침묵을 유지하든지 아니면 그에 대한 반박을 하면 버릇없고 가정교육을 못 받은 사람으로 취급을 받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부처님처럼 사랑하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내 화병을 고치기 위해 사람을 이해하는 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또한 요즘 ai의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거대언어 ai인 챗gpt로 심리 상담을 하는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나도 처음에 자연어를 제대로 인식하고 답변을 주는 반응에 신선함을 느꼈지만 이것이 과연 상호작용인 의사소통이 될 수 있나? 의문이 들었다. 내가 듣고 싶은 말만 하도록 유도를 한다면 그리하여 잘못 쓰인다면 오히려 나 자신이 나만의 폐쇄적인 동굴 속에 갇혀버리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적재적소에 퍼펙트게스를 읽고 ai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저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나의 궁금증이 해결되기도 하고 다시 한번 어떻게 늙어가는 것이 치매예방에 도움이 되고 꼰대와 ai에 대응할 수 있을지. 젊은 세대들과 어떻게 소통할 수 있지, 자녀들은 어떻게 키우는 게 좋을지에 대한 대안을 이해할 수 있었다.



지금부터 뇌인지 과학적으로 설명이 들어가니까 어려운 부분을 최대한 내가 이해했던 방식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뇌는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는지 한마디로 말해주세요.
-뇌는 맥락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정보를 처리합니다.



맥락이란? 1. 의학적 개념으로 혈관이 서로 연락되어 있는 계통

2. 사물 따위가 서로 이어져 있는 관계나 연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는 대개 " 어떤 일의 전후에 벌어진 일들이 만들어 내는 흐름 혹은 정립된 관계"를 이야기한다. 보통 맥락을 파악을 못한다는지 맥락을 보라는지 하는 이야기들을 들어봤을 것이다.


그리고 뇌와 무슨 관련이 있나?


우리 뇌는 두개골의 단단한 뼈에 둘러 싸여있다. 감각을 통하여 지각을 하고 전기신호를 통해 어두운 방 안에서 비로소 인식을 한다. 감각(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등)을 통해 종합적인 정보를 얻고 이 물체가 사과인지 자라인지를 구별한다. 그런데 우리 뇌는 ai와 다른점이 있다면 ai는 가장 강력한 하드웨어(cpu, 그래픽카드등)로 계산을 정확하고 빠르게 실행한다. 그러나 우리 뇌는 매번 그렇게 계산하기엔 에너지를 계속 지속하여 쓸 수 없으며 생존에 도움이 안 되기에 우리는 기계와 또 엄연히 다르다.

그리고 판단 처리 방식도 완전히 다르다.


예를 들어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는 속담이 있다.

우리 뇌는 자라처럼 생긴 것, 그와 비슷한 것들 총체적으로 자라라고 판단을 내리고 상향식 명령을 내린다. 저것은 자라다 하고 놀라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솥뚜껑이다.


반면 ai는 하향식 판단을 하므로 분석을 통해 저것은 자라가 아니고 솥뚜껑입니다 하고 정확한 명령을 내린다.


이렇게 처리 과정이 전혀 다르고 인간의 뇌가 상향식 판단을 내리는 이유는 우리의 뇌가 비유적으로 예측기계이기 때문이다. 청각, 후각, 시각을 다 막고 순전히 미각만으로 사이다와 콜라를 구별하라고 하면 제대로 그 맛을 구별 못한다고 한다. 뇌가 판단하기에 정보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집안에 불이 꺼진 채 부엌에 물컵을 찾으러 간다고 하면 어두운 공간에서 온전히 기억만으로 더듬어 찾아가도 헤매게 되는 것도 정보가 차단되었기 때문이다. 감각 중에 시각정보가 가장 많이 뇌에 영향이 미칠 것 같은데 (순전히 내 생각) 우리가 보는 것이 전부 뇌가 볼 수 있는 것일까? 아니다. 맹점이 있는데 실제로 우리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맹점 실험을 통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우리 뇌는 어떻게 전부 다 보이게 인식을 하는 것 일까?

놀랍게도 온갖 정보를 통해 그 맹점을 우리 뇌가 채워버린다. 시각 시스템이 누락된 정보를 곧장 채우기 때문에 우리는 맹점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래서 뇌는 예측기계라고 불리는 것이다.



그러니까 보이는 것이 전부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극히 주관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보편적으로 인류는 dan와 유전자가 비슷하지만 감각과 지각을 통해 맥락을 만들어내고 자기만의 세계관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뇌는 항상 추측하고, 비교하고, 수정하면서 현실을 만들어낸다. 다시 말해, 우리는 맥락을 통해 세상을 이해한다. 이 맥락은 사람마다 다르다. 경험의 차이, 환경의 차이, 감정의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충돌한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서로 다른 해석을 내린다. 이 간극을 줄이려면, 상대방의 맥락을 읽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플라톤은 인식이 존재보다 선행한다고 했다. 뇌인지 과학으로 보면 얼마나 철학자들은 미리 앞서 나가있는 것인가? 이 말은 다시 말하면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뇌가 미리 추측한 것에 감각정보를 대입해 비교하고 수정하는 방식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앞서 속담에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를 보면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니까 갑자기 겸손해진다.


우리 뇌는 상향식 맥락을 통하여 판단을 한다. 그래서 맥락의 편향이 될 수 있고 맥락이 사람마다 달라서 좁은 사람, 넓은 사람 다양하다. 또한 ai를 통하여 맥락몰이를 통해 정보 편식으로 한쪽으로 치우쳐 생각할 수 있다.


인간의 뇌는 절대로 객관적이 않다. 우리는 항상 추측하고, 해석하고, 맥락을 만든다.

어쩌면 저 사람의 맥락은 나와 전혀 다를 수도 있겠구나.

지금 저 말은, 그 사람 인생의 맥락에서 나온 결론이겠구나.

남을 쉽게 재단하던 말과 생각들이 멈췄다. 부처의 미운 사람을 사랑하라는 실천은 못하지만 적어도 내 마음에서 내려놓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세상은 점점 더 복잡해진다. 정보는 넘치고 오해는 더 쉽게 쌓인다.

알고리즘을 통해 내가 원하는 정보만 뿌리는 현시점에서, 나만의 뇌를 가꾸는 것이야 말로 앞으로 인류의 생존과 사회의 적응에 필요하게 될 것이다.


공존의 열쇠가 되길 바라며

퍼펙트 게스 강추!!


내 마음대로 쓰는 독후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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