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산
다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산다. 내 집을 장만하고 더 큰 차를 사고 승진과 성공을 꿈꾼다. 누구나 일에 몰두하는 시기가 있다. 재미를 느끼고 성취감이 주는 짜릿함에 도취되는 순간 속도를 크게 올리게 된다. 열정과 집중력을 최대로 발휘하면서 오로지 앞만 보고 전력질주한다. 하지만 무작정 달리다 보면 정작 목적지를 잊어버리게 된다. 어느 길로 가고 있는지 혼란스러워질 때 지금까지 유지했던 삶의 균형이 무너진다. 한 번 크게 넘어지고 나서 다시 일어서는 것은 쉽지 않다. 욱신거리는 무릎을 툭툭 털고 일어나 곧바로 뛰는 것은 힘든 일이다.
실패가 주는 두려움과 남들보다 늦었다는 열등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실패를 딛고 일어나면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현실의 무게를 감당하는 것은 버거운 일이다. 가장 빛나는 시기에 갑자기 삶을 포기한 사람들을 본 적 있다. 높이 올라갈수록 균형을 잡는 일은 훨씬 더 어렵다. 균형을 잃어버리기 직전에 손을 내밀어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가족과 친구 인생의 스승처럼 생각한 사람조차 동아줄이 될 수 없다. 바쁘고 치열하게 살다 보면 마음을 여는 법을 잊어버린다. 사람을 대하는 기술은 뛰어나지만 진심을 마주하는 일에 어색해지는 것이다.
흔들리면서 버티다 넘어지면 더 심하게 다친다. 몸이 아니라 마음에 입은 큰 상처는 좀처럼 낫지 않는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살아온 사람들이 무너지는 것을 목격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력질주 하던 이들이 넘어지고 중도포기하는 것도 봤다. 길을 잃어버리면 더 이상 속도를 낼 수 없게 된다. 그러다 보면 경주를 그만둘 수밖에 없다. 마음이 갈피를 잡지 못하면 현실의 균형은 순식간에 무너진다. 그래서 목적지를 향해 제대로 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들보다 빨리 가는 것보다 내 마음의 중심을 잡는 것이 먼저다. 그래야만 방향성을 상실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다.
성과에 집착하다 보면 불안에 시달리게 된다. 조바심과 열등감은 갑작스럽게 찾아와 마음을 어지럽힌다.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는 균형이 언제 무너질까 두려웠던 시기에 나는 산을 찾았다. 깊은 산속에서 마음을 달래고 정신없이 달리기만 했던 걸음을 멈췄다. 습관처럼 달라붙은 불안감을 맑은 바람을 맞으며 씻어냈다. 산은 삶의 쉼표가 되어주었다. 산에서 나는 천천히 회복하는 연습을 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마음을 산에서 배웠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의미를 두고 천천히 갈 것을 다짐했다. 산을 오르는 느긋한 마음으로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 넘어지더라도 다시 천천히 시작할 수 있는 마음. 삶을 성장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