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삶은 욕망을 열망하는 일이다

관악산

by 김태민

산 정상에 서서 바라보는 도시는 늘 공사 중이다. 빽빽하게 들어선 아파트는 회색의 숲을 이루고 있다. 노을이 물러간 늦은 저녁, 맹렬하게 타오르는 도시의 불빛은 갈수록 더 화려해진다. 그러나 그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내면은 점점 더 어두워진다. 별은 서로의 빛을 받아서 빛난다고 하지만 오늘날 사람들은 더 이상 서로에게 빛나는 별이 아니다.


뿌연 먼지가 둘러싼 도시는 산 위에서 보면 유난히 더 멀게 느껴진다. 푸른 숲 속의 그늘에서는 풀과 꽃이 자라지만 빌딩의 그림자 아래 자라나는 것은 욕망뿐이다. 반복되는 일상에 갇혀있다 보면 잊고 살게 된다. 도시의 삶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잃어버렸는지.


K35718 <관악산> NFT digitalart 2023

도시의 삶은 욕망을 열망하는 일이다.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 땀 흘리지만 성취는 더 큰 욕심을 부를 뿐이다. 남들만큼 가져야 하고 남들처럼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상식이 되면 여유는 사라진다. 조급함은 일상이 되고 남과 비교하는 일은 생활이 되면서 불안이 자란다.


사람들은 살면서 많은 것들을 얻은 것처럼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동안 잃은 것들은 기억하지 못한다. 그리고 잃은 것들로 인한 상실감을 채우려고 더 혹독하게 일하고 욕망한다. 도시에서 우리는 얻는 만큼 많은 것을 잃어버린다. 등가교환처럼 보이지만 잃어버린 것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도시를 벗어날 수 없으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잃은 것은 놓아주고 지나온 것은 보내주자. 산을 오를 때마다 도시의 삶을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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