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더라도 스스로 답을 찾으면 된다

비봉산

by 김태민

사회생활은 가면을 쓰고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심리전의 연속이다. 진심은 오해를 부르고 본심은 곡해당하는 현실을 살다 보면 몸과 마음은 지치기 마련이다. 티 내지 않으려고 괜찮은 척하는 데에 적지 않은 에너지를 쓴다. 피곤한 심신을 회복할 여력도 새로운 흥미를 찾아 나설 여유도 없다. 그러다 보면 즐거움은 줄어들고 재미는 고갈된다. 재미는 인생의 의미와 직결된다. 즐거움이 없다면 행복한 삶도 없다.


사람들은 행복을 결과나 목적지에서 찾으려고 한다. 그러나 행복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과정이 즐거워야 결과도 삶도 행복해진다. 모두들 성과와 성취에 집착하지만 정작 집중해야 할 곳은 과정에서 재미를 찾는 노력이다. 먹고사는 문제를 이길 만한 것은 없다지만 즐거움이 없다면 삶은 무료한 반복에 지나지 않는다. 일에 치이고 사람에게 시달리다 보면 즐거움을 잊고 사는 것에 익숙해진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여도 나사가 빠진 채 돌아가는 기계처럼 불안한 상태가 된다.


K35718 <비봉산> NFT digitalart 2023

마음의 여유를 회복하는 일은 정말 어렵다. 사람을 만나고 좋은 책을 읽고 충분한 휴식을 가져도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반복되는 일상은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빼앗아간다. 즐거움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듯한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인생에 갑자기 나빠지는 것은 많지만 단 번에 좋아지는 것은 없다. 삶의 즐거움은 빠르게 사라지지만 되찾으려고 하면 좀처럼 늘어나지 않는다. 불안함과 무력감이 느껴질 때마다 나는 자연을 찾아 떠났다. 물론 문제가 해결되거나 안 좋은 상황이 달라지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자연 속에 있다 보면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나는 산에서 담담하게 현실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했다. 그리고 내가 잃어버리고 잊고 살았던 것들을 천천히 돌아봤다. 생각했던 것보다 나는 훨씬 더 지쳐있었다. 괜찮다면서 스스로를 속이고 있었다. 자연 속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을 돌아보면 숨어있던 문제를 알게 된다. 문제는 문제를 규정할 때부터 풀리기 시작한다. 원인을 알면 결국 언젠가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두려움은 늘 무지에서 온다. 모르면 조용히 가슴속에서 악화될 뿐이지만 알면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삶의 의미와 즐거움을 회복하기 위해 계속해서 용기를 내면 된다. 느리더라도 계속해서 걷다 보면 발걸음은 반드시 정상에 닿는다. 삶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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