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에다 마음을 내려놓고 온다

삼성산

by 김태민

머릿속을 가장 확실하게 비우는 방법은 일상을 벗어나는 것이다. 반복되는 삶을 뒤로하고 새로운 곳을 향해 나아갈 때 정체되어 있던 의식은 움직인다. 몸과 마음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팔다리를 움직이면 머리는 따라가기 마련이다. 머리로 답이 나오지 않을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 편이 좋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길게 이어진다. 확실하게 끊지 않으면 길게 늘어진 생각이 뒤엉켜 복잡한 잡념이 된다. 걱정해서 해결되는 일은 없고 생각만 한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다. 어차피 발로 뛰고 직접 나서야 상황이 변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다. 그래서 생각과 행동을 연결하는 통로를 막고 있는 근심을 털어내려고 나는 산으로 간다.

K35718 <삼성산> NFT digitalart 2023

비행기를 타고 먼 나라로 떠나면 정말 좋겠지만 가까운 산을 찾아도 괜찮다. 동네 뒷산만 올라가도 익숙했던 일상은 시야에서 사라진다. 복잡한 생각은 수풀 사이로난 산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점점 희미해진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걱정을 내면의 주머니에서 하나씩 꺼내 비운다. 헨젤과 그레텔이 흘렸던 빵부스러기처럼 나는 산에다 근심을 내려놓고 온다.


사람은 단순한 동물이다. 복잡한 마음도 사실은 간단한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근심과 욕심이 판단을 저해하고 결심을 미루게 만들 뿐이다. 그때마다 몸을 움직여서 내면을 비운다. 산을 올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용기를 얻는다. 내려오는 걸음이 올라갈 때보다 한결 가벼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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