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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을 노리는 카카오톡

카카오톡이 SNS를 꿈꾸는 이유

by 김태민

혁신은 결과로 평가받는다. 메신저에서 SNS로 전면 개편을 단행하는 카카오톡의 행보는 혁신으로 불리게 될까?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톡 친구탭을 인스타그램과 같은 피드형으로 개편한다고 예고했다. 15년 만에 메신저라는 정체성을 버리게 됐다. 카카오톡은 숏폼 비디오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소셜 기반 서비스까지 앱에 통합할 계획이다.


이용자와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지만 이익 앞에서 카카오는 결심을 굳혔다. 피드형으로 UI를 개선하면 곧바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SNS피드형 인터페이스는 광고를 자유롭게 넣을 수 있다. 메인화면에 신설 예정인 숏폼비디오탭은 영상형 광고를 송출하기 수월한 구조다. 독점 플랫폼은 독재자와 같다. 수익을 목적으로 독선적인 단행 해도 이용자들이 거부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2025년 기준 카카오톡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98.9%다. 라인이나 텔레그램은 이용자가 낮은 만큼 편의성을 제공하는 소셜 메신저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카카오톡의 전면 개편 소식은 의견수렴 없는 통보에 가깝다. 배짱 장사다. SNS 형태로 전환하게 되면 이용자들은 반감과 피로감을 느끼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마땅한 대안이 없으므로 이용자들은 결국 카카오의 뜻을 따르게 될 수밖에 없다.


독점 플랫폼은 가두리양식장과 동일한 구조다. 한 번 어장 안에 들어온 고기는 바다로 나갈 방법이 없다. 카카오가 커다란 반감과 반발을 감수하고 카카오톡을 SNS로 재편하는 데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다. 코로나 시기 전후로 카카오톡을 만능 앱으로 키우려 했지만 실패했다. 카톡 하나로 결제와 쇼핑 소셜미디어를 아우르는 미래를 그렸으나 변화는 제한적이었다.


카톡 내 커머스 기능을 강화하고 제휴를 통해 배달과 이커머스까지 통합했다. 지난해 톡 비즈 커머스 부문 매출은 2416억 원이다. 전년 대비 4% 성장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광고 매출은 3212억 원이었다. 쇼핑 탭을 만들고 라이브 쇼핑까지 선보였지만 카카오톡은 커머스 분야의 강자는 될 수 없었다.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능 앱을 노렸던 카카오는 야심은 일장춘몽으로 끝났다.


하지만 카카오는 포기하지 않았다. 어느 때보다도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2024년 카카오 매출의 약 80%는 국내 시장에서 나왔다. 일본에서 서비스 중인 픽코마를 제외하면 내세울 만한 해외 매출이 없다.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을 강조하고 있지만 해외 법인 몇 곳은 이미 청산했다. 저성장 불황이 장기화된다면 내수에 매달리는 입장에서 수익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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