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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디코치 Aug 14. 2023

좋은 전략이란 무엇일까?

Good Strategy Bad Strategy

애자일 코치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리더와 함께 조직의 전략을  세팅하고 동작시키는 것이다.


나의 경우 IT 회사의 Project Manager로 일을 시작했고, 전략을 셋업하고 리딩할 기회가 다수 있었는데 그때부터 "과연 좋은 전략은 어떻게 탄생하는 것일까?" 고민이 시작되었다.


난 KPI 및 MBO 방식을 꽤 오래 사용했고 최근 몇 년간은 OKR 방식으로 리더십과 전략을 셋업 했다.

10년 동안 전략을 고민했지만 여전히 어려운 것이 이 분야다. 그래서 많은 책을 읽으려 했는데 꽤 도움이 된 책이 한 권있다. 

약 13년 전에 출판되었지만 최근까지 추천 도서로 꼽히는 스터디셀러 [좋은 전략, 나쁜 전략]이다.


모든 내용을 다 적을 수 없지만, 꽤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요약하며 생각을 정리해 본다. 회사의 전략이든 개인의 전략이든 고민을 해봤던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쓴다.

Good Strategy Bad Strategy: The Difference


전략의 핵심 3가지


첫 단추가 잘못 꿰이면 옷을 제대로 입지 못한다. [좋은 전략, 나쁜 전략]은 전략의 핵심으로 파고 들어갈 때 가장 중요한 첫 단추가 

'문제를 잘 진단하는 것'이라 강조한다.


당신이 환자를 마주한 의사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병세를 정확히 진단하는 일이다.

환자 A: "의사 선생님 배가 아파 미치겠어요"

의사 B : (청진기도 안 꺼내고) "약을 처방해 드릴게요"

... 이런 병원이라면 아무도 찾지 않을 것이다.


 병세를 제대로 진단하는 것이 첫째, 처방전을 쓰는 일이 둘째다. 전략도 마찬가지다.


문제가 무엇이고 원인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원칙과 방법을 가이드해야 한다. 이 순서가 뒤죽박죽이면 환자는 혼란스럽다.


환자 A: "선생님 처방전 설명 좀 해주세요"

의사 B : "일단 복통의 원인은 잦은 밀가루 섭취입니다. 7일 동안은 신선식품 위주로 드시고 주 3회 유산소 운동을 30분 이상 해주세요. 그리고 위장약과 복통약을 2주간 처방드리겠습니다. 식후에 꼭 1알씩 드시고, 2주 뒤에 다시 뵙죠."


그리고 마지막 단계는, 일관되게 가이드를 따르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전략을 만들고는 집요하게 행동하지 않는다. (참 바보 같은 일이다)

만약 위 환자 A가 일관되게 의사의 처방을 따르지 않는다면 절대로 복통(문제)을 해결할 수 없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비즈니스 흑자 전환을 6개월 내 해야겠다면서 그 과정 속에서 마주할 수많은 문제를 일관된 행동으로 집요하게 파고드는 이들은 드물다.


그래서 현재 조직의 전략이 좋은지? 나쁜지? 도중에는 알기가 어렵다. 전략에 대한 판단은 전략의 완성도, 퀄리티 그 자체로 판단할 수 없다.

가령, 만점 퀄리티의 전략 기획안이 있다한들 수행하는 사람들이 일관되게 따르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또는 급변하는 외부 환경의 변화속도를 현재의 전략이 따라가지 못하는 일도 부지기수이다.


전략 그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현재의 문제를 제대로 진단하고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가이드를 짜고, 집요하게 수행해야한다. 화려한 미사여구도, 100장짜리 PPT도 필요없다.


1998년 잡스는 적자에 허덕이는 애플을 어떻게 성장시킬지 전략을 짜야했다. 당시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4%였고,

 PC의 표준은 애플이 아니라 윈도우로 대표되는 인텔이었다. 기자들은 잡스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애플의 장기 전략에 대해 말해주세요"

그러자 잡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I am going to wait for the next big things." (다음에 올 대박을 기다릴 겁니다)

그리고 수많은 애플의 PC 라인업을 정리하며, 비용을 감축을 시작했다.


화려하고 대단해 보이는 미사여구의 장기 전략 대신 잡스는 단순하고 명확하게 (문제를 진단했고, 차방을 내렸고, 일관되게 행동할 수 있는) 전략을 설명한 것이다.




좋은 전략은 어떻게 만들까?

개인적으로 좋은 전략은 다음 두 가지가 내포되어 있었다.


전략은 경험이다.

모든 조직은 각양각색의 어려움 속에 있다. 과거로부터 시작된 고민과 의사결정, 그 행동들이 지금을 낳았다면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수많은 경험을 거듭할수록 전략도 발전해야 한다. 유능한 전략가는 직면한 문제를 투명하게 구성원과 공유하고 그 해결책을 모두 이해할 수 있도록 단순 명료하게 설명한다. 그 결과 전략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조직이 경험치를 갖는다.


전략은 실용적이다.

4분기 실적이 모니터 앞에 있고, 회사의 대표와 리더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각 부서장들은 저마다의 전략을 꺼낸다. 그런데 뻔한 비전일 뿐 그 누구도 구체적인 행동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 자리에 앉아 있는 당신은 생각한다.


"휴 이번 분기 전략미팅도 뻔하구나. 집에 일찍 가긴 글렀다. 대충 아이디어 하나에 수렴하고 일찍 끝나길 바라는 수밖에 없겠네"


정말 슬픈 일이지만, 한 번쯤은 다들 경험했을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KPI 든 OKR 이든 전략을 세팅하는 도구는 잘못한 것이 없다. 전략을 형식적으로 만드는 것은 목표와 전략(문제 진단 - 처방 - 일관된 행동)을 혼동해서 쓰기 때문이다.


가령, 분기 매출 40억 달성이라든지 or  시장을 압도하는 1등 제품 만들기라든지 or 고객이 찾아 쓰는 앱 출시로 마켓 순위 top 10에 진입하든지... 이런 것들은 '목표'이다.



목표는 선택하는 것이지만 전략은 설계하는 것이다.

왜 분기 매출 40억을 달성해야 하는지 지금 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냉정하게 진단해야 한다. 이 때 질문은 한 가지다.


"What's going on here?"

그리고 무엇을, 왜, 어떻게 하려는지 제시해야 한다. 매출 40억을 달성하지 못하는 이유가 상품군 라인업이 너무 다양해서라면, 고객이 선택할 만한 라인업으로 상품을 집중하는 것이 How To 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구체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을 조율하는 것이 설계의 마지막 과정이다. 전략적으로 우리 상품의 라인업을 축소 집중하기로 했는데, 모 지점에서 여전히 과거의 상품 라인을 고객에게 판매하고 있다면 '일관된 행동'을 깨뜨리고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이건 전쟁이다

한 번의 전투를 승리하기 위해 사령관은 전투를 [기획]하고 적의 행동을 [예측]하여 우리 부대를 [조율] 한다. 용맹한 군인이 기관총을 들고 전진을 향해 돌집 하며 "난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겠어!"라고 외친다면 -절대 이길 수 없는 전투를 하겠군. 혀를 찰 수밖에 없다.


전쟁을 승리하게 하는 것은 임기응변이 아니다. 좋은 전략 속에서 군대를 움직이는 정병술이 기본이며, 빠르게 치고 나가는 기병술은 갑자기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치밀하게 조율된 전략 위에서 함께 하는 것이다.


마무리. 개인으로서의 전략

당신의 내일 전략은 무엇인가?


다시 말하지만 전략은 거창할 필요가 없다.

위대한 리더들은 많은 일들을 하지 않았다. 단기간에 하나의 일에 집중했다.그리고 실용적으로 목표에 닿을 수 있는 경험들을 반복하며 성공했다.

우리도  수 있다. 아래 순서대로 해보자.


1. 구글 캘런더를 보며 내일 이벤트를 미리 예측한다

2. 내가 집중하고 싶은 하나의 이벤트는 무엇인가?

3. 그 이벤트를 잘 수행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3-1. 무엇을 준비할지 모르겠다면 사전 준비 30분을 빼두는 것은 어떠한가? 스트레칭을 하며 심신을 안정시키는데 30분을 쓰더라도 초집중할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

3-2. 그 이벤트가 끝나고 30분 동안 회고를 해보면 어떤가? 경험 직후 되짚어 보는 것이 배움의 정도가 가장 크다.


나는 위 방법을 적극 쓰는 편이다. 출근하면서 오늘 미팅 중 가장 중요한 이벤트 하나에 동그라미를 친다. 그리고 앞 뒤 30분의 시간을 block 걸어둔다. (초집중하겠다는 강한 의지) 그리고 전투를 치르듯 그 미팅에서 이길 수 있는 모든 전략을 사용한다.


치열하게 적었지만, 막상 해보면 굉장히 재밌는 경험이다.


매일이 똑같은 이벤트의 반복으로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위기의 순간이다. 인간은 원래 게으르고 치열하고 집요한 것은 원래 피곤하다.


그 관성을 쉽게 거스르는 것이 '매일 한 번의 전략적 사고와 행동을 미팅에 대입해서 진행하는 것'이다. 그 이점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이제 당신의 좋은 전략이 궁금하다.

우리 전략가처럼 하루를 설계해보자. 

그리고 집요하고 일관되게 행동하자.

관성을 거스르고 무질서한 엔트로피에 저항했을 때 전략은 빛을 낸다. 그리고 큰 승리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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