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낙엽은 주변에 시간을 쌓아가지만푸른 소나무는 든든이 숲길을 지켜줍니다. 나무의 향기가 나는 길을 혼자 걷고 있으면나를 잊고 숲길의 나무의 향기에 스스로를 놓아버립니다.
나무의 향기가 나는 길을 혼자 걷고 있으면 나를 잊고 숲길의 자연에 스스로 빠져듭니다. 내가 아닌 자연이 되어 숲 속의 신선한 기운을 몸으로 흡수합니다.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들은 생존을 위해 몸을 가볍게 하고 신체의 일부인 잎을 떠나보냅니다. 떠나보냄은 고통이지만 떠나보냄이 있기에 고통스러운 추위에도 생존할 수 있는 겁니다.
가을은 떠나보냄의 계절입니다.
떠나보냄을 이성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더더욱 감성이 가슴속을 덮고 어느 때는 센티하게 어느 때는 추억들을 소환하며 옛 기억들을 불러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수록 자연과 닮아지는 나를 보며 언젠가는 나도 자연 속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가을은 나에게 감성을 자극합니다.
그래서 가을은 나에게 나무향이 나는 책을 곁에 두도록 자극합니다. 도심의 서점으로 나를 이끌고 커피숍에 앉아 혼자서 책을 펼치기도 합니다. 지하철에서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책을 꺼내 읽습니다. 휴일에는 지나가는 흰구름과 푸른 하늘을 보며 여유롭게 읽지 못했던 책들을 꺼냅니다.
책을 읽는 시간이 나무 숲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가을을 담고 있습니다.
숲 속의 나를 찾아 책 속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가슴속 감정들이 올라와 눈에 눈물을 닦고 다 읽은 책의 여운을 잊지 못하고 멍하니 계속 쳐다봅니다.
떠나보냄의 계절인 가을 어느 날
책은 가을 숲 향을 우리에게 전해 주고 가을 숲 향이 그리워 빛바랜 책들을 꺼내봅니다. 브라운의 색을 머금은 가을이란 시간이 나에게 나무향을 품고 있는 책들을 소환하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들이 나의 몸을 책의 향기로 숲의 나무향으로 감싸주는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