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빠지고 중독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 세상에 태어나 죽을 때까지 다녀도 다 못 다니는 게 산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남들 쫓아 같이 다니다 보면 자연에 취하고 어느 순간부터 주말만 되면 몸이 산으로 향하게 된다고 한다. 같이도 다니지만 나중에는 혼자서 다니는 산행에도 푹 빠진다.
건강에도 좋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게 산행이라 말한다. 산이 익숙해지면 작은 텐트와 배낭을 메고 산속에서 하루를 자고 자연의 숨소리를 듣고 오기도 한다며 자랑도 하신다.
한국 산을 평생 다녀도 산이 많아 다 다닐 수 없다고 한다. 전국 산을 다니는 게 너무 재미있기도 하지만 세계 명산이 가고 싶어 인터넷 검색도 산을 주제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요즘 등린이가 유행이다.
한때 아줌마 아저씨 패션이 등산복이었다. 하지만 지금 MZ세대들이 스스로 등산을 즐기고 초보 등산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힘들게 걷고 지루하게 또 걷고 지치면 쉬지만 정상을 향해 힘든 걸 견뎌내고 오르막 내리막의 굴곡을 견뎌내야 하는 등산인데도 운동으로 힐링으로 그것도 휴대폰과 가상세계에 빠져있던 MZ세대가 움직이고 있다.
코로나로 어울리는 기회가 축소되고 각박해지는 사회생활의 도피처로 산을 찾기도 하고 자연 속에서 느끼는 개방감과 자유, 지쳐있는 심신을 자연으로 치유받고 싶은 감성, 남의 시선에 신경을 안 쓰는 휴식처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성취감과 운동으로서의 자기 계발, 새로운 것들에 대한 욕구, 자기가 어디에 갔다는 SNS의 과시욕 그리고 해외여행의 대체 장소로 까지 이 모든 것들의 욕망들이 집결되어 나온 현상인 듯하다.
기존 세대는 건강에서 시작하여 어울리는 친구들과 산에서 행복을 느끼고 남은 시간들을 등산으로 보내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등린이는 여러 복합 요소가 화학작용을 일으켜 등장한 현상이다.
어쨌든 MZ세대가 시멘트의 건조함에서 자연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등산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너무 다행이다.
자연 속 감성으로 현사회의 각박함을 순화시키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 우리는 모두 자연에서 태어난 존재이다. 자연을 느끼고 배울 때 가슴속 올림이 당신을 더욱 인간적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