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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Dec 18. 2021

추운 겨울 풍경 자연과 이야기하다.

겨울 풍경, 고드름

함박눈이 빨간 지붕을 하얗게 덮으면 참새들이 지붕 위에 자신의 발자국을 남긴다. 하나의 발이 깊게 빠지면 다른 하나의 발로 힘차게 디딘다.


햇살은 지붕을 은빛으로 물들이고 소금기 어린 눈송이는 조금씩 녹아내린다. 처마 밑으로 똑 - 똑 - - 똑… 하며 물방울이 떨어진다. 햇살은 따스한데 바람은 매섭다.


날이 저물며 온 동네가 스산해진다. 추운 걸 한탄하는 개들만이 동네의 고요함을 깨운다.


어둠이 걷히고 창 밖으로 아침 햇살이 비치면 추위에 움츠린 나무 울타리 위로 참새들이 시끄럽게 조잘댄다. 따뜻한 온기를 벗고 자리에 일어나 창문 넘어 들어오는 겨울의 차가운 공기를 맞는다.


어느새 처마 끝에 고드름이 열려 있다. 약하고 약한 눈의 결정체들이 얼음으로 변해 동장군과 싸우려 한다. 아이들은 밖으로 나가 고드름을 먹어 치운다. 하나둘씩 고드름은 벙어리장갑에 사라지고 추운 겨울의 처마 끝 풍경도 서서히 사라진다.


수줍은 개들은 우리의 어린 시절을 보며 소리친다. 그 소리와 함께 우리의 처마 끝 겨울 추억이 푸른 하늘 위로 날아간다.


Four Seasons Of Life 중 by wood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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