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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Feb 01. 2022

처음이라는 단어. 첫눈이 담은 이야기

새해 첫날 눈이 내린다.



처음이란 말들은 쉽게 쓸 수 있는 단어는 아닙니다. 괜스레 잘난 체하거나 최고를 이야기할 때는 처음 이란 단어를 가볍게 쓸 수 있을지 몰라도 그 단어는 그리 쉬운 단어는 아닙니다.


모든 것에는 임계치가 존재합니다. 임계치는 도달하기도 힘들고 도달했다 할지라도 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한계점이 됩니다. 이런 임계치가 끝이라면 더 이상 전진할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시작하고 그 시작이 처음이란 단어로 전환할 수 있는 겁니다.


무엇을 하다 이제 그만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자는 말을 자주 합니다. 결국 처음의 마음으로 다시 시작한다는 말은 시작과 처음을 동일화하는 것입니다. 무엇을 하고 있는 중에 너무 지치고 힘들면 사람들은 그만 두려 합니다.  하지만 마음을 잡고  지금이 처음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한번 더 열심히 하겠다고 하면 보이지 않던 힘이 발산됩니다.



누구를 만납니다. 그가 그녀가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이기를 바랍니. 또한 처음 시작하는 데이트에서 우리는 마음이 들뜨고 흥분되며 어리숙하게 행동하기도  합니다. 사람을 처음 만나면 어색한 건 당연합니다.  그 처음은 더욱더 가까워지기 위한 시작에 불과합니다.


처음이 어렵다는 말이 있습니다. 첫 발을 내딛기가 어려운 것이지 그다음부터는 처음의 단계를 넘어 더욱 노련해지고 성숙됩니다. 그런데 참 재미있는 것은 그 처음 단계가 지나고 노련해지면 더 이상 올라서지 못하는 단계가 되는 임계치에 도달하기도 합니다. 다시 사람들은 처음을 그리워하며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가슴 언저리에 처음을 지워 버리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아니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 아니라 지워지지 않는 흔적이 됩니다.


성숙과 다른 느낌 , 그것은 처음이란 단어에 순수와 어리숙함, 미숙함이 같이 상존하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처음과 끝은 통한다는 말은 어리숙함이 성숙으로 성숙은 다시 시작과 어리숙함으로 다시 성숙으로 정반합이 이루어지는 이치와 같은 말입니다.


끝이 왔을 때 또 다른 시작이란 뜻의 처음을 우리는 생각합니다. 또한 처음일 때 우리는 끝을 생각합니다. 처음과 끝은 연결되어 있고 단절이 아닌 여러 점들이 이어져서 시작과 끝, 끝과 시작이 반복됩니다.



원형 이론이란 것이 있습니다. 윤회사상과도 통하는 말입니다. 처음과 끝이 존재하는 곳에 또 다른 시작과 처음이 있는 것입니다. 인생도 또한 처음과 끝이 있고 또 다른 처음이 있습니다.


음력 새해부터 첫눈이 왔습니. 첫눈에 나의 눈을 묻고 세상의 소리에 귀를 막습니. 단지 흰색의 첫눈에만 집중하고 싶어 모든 세상의 소리를 지웁니다.


눈을 감고 첫눈을 마음속으로 그려 봅니다. 흰색의 포근함보다 흰색의 그녀의 얼굴이 생각납니다. 첫눈의 설렘보다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의 설렘이 생각납니다.


내 머리  위로 떨어지는 흰 눈의 포근한 느낌이 마치

내손으로 그녀의 내려진 머리카락을 올릴 때의 느낌으로 변환됩니다.


음력 설날에 흰 첫눈이 내렸습니다.  흰 눈이 나의 마음을 흔들고 내 곁에 있는 사랑하는 이의 소중함을 깨닫게 합니다. 인생의 시작과 끝이 가족이고 처음의 설렘과 미숙함이 공존했던 옛 시절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오늘 하루 잠시라도 눈을 감고 흰색 눈송이에 자신의 복잡한 마음을 묻고 처음이라는 설렘과 미숙함을 추억해 보세요. 마음이 정화되고 다시 한번 또 다른 시작을 하고 싶을 겁니다. 오늘은 또 다른 도전과 시작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날입니다.



Four Seasons Of Life 중 By wood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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