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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Jul 15. 2022

비를 즐기는 방법. 비가 인생을 만나다.

비 온후 퇴근길 나는 길에서 나를 만났다.

눈이 아프다.


눈에 먼지가 들어가 눈을 비빈다. 개운하지가 않다. 오히려 눈이 충혈된다. 결국 눈물이 난다. 서글퍼서 나오는 눈물이 아니라 먼지가 자극해서 눈의 불편함 때문에 흐르는 눈물이다. 눈물이 흐른 후 눈이 오히려 편해지고 시야가 선명해진다. 작은 티끌에도 눈은 민감하다. 민감하기 때문에 눈에는 늘 눈물이 고여 있는 것이고 눈을 보호하고 시야를 확보해 주는 것이다.



퇴근 전까지 비가 내렸다.


아침부터 무섭게 내린 비는 퇴근 무렵 멈추었다. 집으로 향하는 길이 선명해졌다. 언제 이렇게 앞이 깨끗하고 공기가 신선하게 바뀌었는지 생각해 본다. 분명 비가 쏟아지던 그 시점과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었다. 내 손에 있는 휴대폰으로 사진 한방을 찍는다. 사진 속에 담긴 순간이 너무 선명하다. 뿌연 미세먼지와 자동차 매연  속에 나를 놓고 살아왔지만 비가 온 후의 쾌청함 속에 있는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눈 속의 먼지가 눈 속의 세상에서는 방해물이자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면 세상 속의 뿌연 먼지는 앞을 가리는 방해자이다. 눈 속의 방해자는 결국 눈물이 해결해준다. 눈물이 흐른 후의 시원함과 선명함은 시야를 확보해준다. 비 온 후의 쾌청함은 세상의 시야를 확보해준다. 장애물은 우리 주변에 늘 존재한다. 분명한 것은 그 장애물 때문에 우리의 삶이 망가지거나 넘어져 더 이상 일어나기를 포기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가 온 후 우리의 삶은 더욱 선명해진다.


 특히 빗줄기가 더 거센 후에는 더욱더 선명해진다. 우리는 비를 피하기 위해 우산을 쓴다. 우산이 뒤집히고 비바람에 옷이 젖는다. 아예 비옷과 장화를 신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비가 와도 격식을 차리느라 그렇게 입고 나가지는 않는다. 어쨌든 우리는 비를 피하고자 한다. 아예 비를 맞지 않으려고 나가질 않고 실내에 앉아 떨어지는 빗줄기를 즐기기도 한다.


우리는 늘 선택을 한다.


우리가 선택을 하고 싶지 않아도 선택의 모먼트는 다가온다. 내가 가야 할 길이 있고 그 목적지를 위해 가야 한다. 밖에는 폭우가 쏟아지고 지금 가야 할지 비가 그친  후 가야 할지 고민이 된다. 옷이 젖어도 우산을 쓰고  비를 뚫고 가는 사람도 있고 비가 멈출 때까지 실내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도 있다. 어떤 선택을 해도 나쁜 선택은 없다. 상황에 맞게 선택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면 된다. 그 선택 또한 자신의 몫이기 때문이다. 비를 탓해도 되지만 그건 비의 문제로 보기보다 당신의 선택인 것이다, 그 목적지에 너무 늦은 것도 옷이 젖고 빨리 도착한 것도 모두가 비 때문이기보다 당신의 선택인 것이다.



살다 보면 난관에 봉착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문제들이 내 주변을 감쌀 때도 있다. 비바람이 몰아쳐서 초라하게 우산이 꺾이고 옷이 젖어 볼품이 없을 때도 많다. 그리고 비바람에 쓰러져서 눈에 눈물이 고일 때도 많다. 그래도 그 길을 걸어가며 비가 온 후 퇴근길의 쾌청함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걸어가는 길이 버겁고 눈을 가리는 빗줄기에 시야가 흐려져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 순간을 극복하면 퇴근길에 시원한 공기와  맑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데 젖은 옷과 비를 탓하며 절대 비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건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고 자신의 몫이다.


비라는 존재는 그리고 눈물이라는 존재는 더욱 선명한 시야를 확보해 주기 위한 과정이다.


그 힘든 과정들이 존재하지 않고 자신의 삶에 선명한 시야를 얻기는 어렵다. 빗줄기를 회피하기보다 즐겨야 한다. 비  온 후 선명함을 느껴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신이 직접 비를 맞고 그 순간을 뚫고 걸어가 봐야 그 선명함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 비가 온 후 땅이 더욱 단단해진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다. 비가 올 때는  땅의 연약한 부분이 흘러내려가고 사라지지만 단단한 부분들은 비가 온 후 더 강한 생명력을 갖는다.


비는 즐기는 것이다. 비를 회피하지 말고 즐겨라.


비를 즐기는 방법은 비를 맞고 자신을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다. 그러면 당신의 삶의 시야는 더욱 명확해진다. 비가 당신에게 즐기는 존재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비를 맞은 당신은 스스로를 초라하게 생각하지 말고  비 온 후 더  커진 당신을 바라보며 선명한 시야를 확보했으면 한다.


비 온 후 퇴근길,  비 오는 출근길 당신은 비를 즐기며 인생을 배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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