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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Feb 04. 2022

입춘 ,  봄이란 향기가 다가온다.

겨울의 차가움에 봄의 설렘도 움츠려 든다.

겨울을 흰색과 투명색으로 묘사한다면 봄은 노랑과 푸른색으로 표현한다. 겨울을 소유와 덮음으로 표현한다면 봄을 새로움과 벗어던짐으로 의미를 부여한다.


겨울을 움츠림으로 말하면 봄은 기지개라고 말한다. 겨울을 떠나보냄이라고 하면 봄은 맞이함이라고 한다. 겨울을 차가운 노래라 하면 봄은 부드러운 노래라 한다.


겨울을 추억 만들기라 하면 봄은 추억이 찾아오는 길이라 말한다. 겨울을 차가운 바람이라 하면 봄을 산들산들 바람이라 한다. 겨울을 고적한 메아리라 하면 봄을 산뜻한 메아리라 한다. 겨울을 흰 입김이라 하면 봄은 하얀 속삭임이라 한다.


겨울을 울음이라 하면 봄은 미소라고 한다. 겨울을 멀리 바라봄이라 하면 봄을 가까이 쳐다봄이라 한다. 겨울을 누워 있음이라 하면 봄을 일어 섬이라 한다. 겨울을 낭만의 바다라 하면 봄을 가늘게 출렁이는 파도라 한다.



겨울을 버스 안에서 바라본 풍경이라 하면 봄을 버스 밖에서 바라본 풍경이라 한다. 겨울을 버스가 서 있는 정류장이라 하면 봄을 버스가 지나가는 정류장이라 한다. 겨울을 無라 하면 봄을 有라고 한다. 겨울을 소리 없음이라 하면 봄을 작은 울림이라 한다.


겨울을 휴식의 시간이라 하면 봄을 생명의 태동이라 한다. 겨울을 냇가의 얼음이라 하면 봄을 냇가의 흐름이라 한다. 겨울을 정지된 고드름이라 하면 봄은 녹아내리는 고드름의 물방울이라 한다.


겨울을 사랑이 간직된 마음의 우물이라 하면   봄은 사랑이 찾아오는 흐르는 강물이라 한다. 겨울을 흰색 벌판에 뿌려둔 햇빛이라 하면 봄은 밭에서 쏟아 나는 파릇파릇한 냉이 줄기라 한다.


겨울은 무취 무향이라 하면 봄은 코를 간지럽히는 미세한 향기라 한다. 겨울은 사랑을 준비하는 시간이라 하면 봄은 사랑을 찾아가는 계절이라 한다. 겨울을 내려옴이라 하면 봄은 서서히 올라감이라 한다. 겨울을 봄의 기다림이라 하면 봄은 겨울을 준비함이라 한다. 겨울을 사랑의 간직함이라 하면 봄을 사랑의 작은 떨림이라 한다.


겨울과 봄은 양면을 갖고 있지만 둘은 서로를 이어 주는 의사소통의 길을 알고 있다. 자연은 서로를 잇고 이해하는 방법을 우리에게 알려 준다. 말 없는 자연이 말이 있는 사람들보다 의사소통을  잘하는 듯하다.


사람은 언제나 자연 속에서 배울 수 있다.


자연이 보여 주는 자연스러움과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를 가식 없이 받아들이는 모습을 사람들은 배웠으면 한다.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의사소통의 길이 사람들에게는 필요하다. 정말 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



오늘이 입춘이다. 이 조금씩 길어지는 느낌은 들지만 날씨는 매우 춥다. 입춘 글자를 보면서 왜 들어갈 入자가 아니라 세울 입자 일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마음속의 뜻을 세우는 시작의 순간이란 뜻이 아닐까 한다.


 그것이 사랑이든 가족이든 자기 자신이든 올봄에는 파릇파릇한 향이 우리들 마음속에 배어 들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 향이 자신들이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전이되었으면 한다.




Four Seasons Of Life  중  by  wood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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