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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Oct 08. 2022

[책리뷰]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서평. 책 요약. 책 리뷰. 대기업 부장의 직장생활 이야기

생각정리


책이 인기를 끌고 베스트셀러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았다. 후배가 한 번쯤  읽어보면 좋겠다는 추천을 하더니 책을 선물해 준다.


 책을 펼치며 순식간에 293페이지를 읽게 되었다. 생소한 언어나 생소한 이론 그리고 책의 복잡한 줄거리로 인해 생각하고 고민하며 읽을 필요가 없었다. 쓰인 대로 읽어나가면 읽히는 책이다.


많은 독자들이 읽은 이유를 알듯 했다. 쉽게 읽히고 우리 같은 일반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접하는 이야기라 독자들에게 흡수가 빠르다는 생각을 했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라는 제목처럼 부동산에도 성공하고 대기업에서 부장으로 인정받는 회사원 이야기다.


읽다 보면 김 부장은 경쟁의식 매우 강한 캐릭터다. 자신이 회사에서 인정받고 승승장구해 왔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 부장이기에 자신에게 자부심이 강했다. 다른 분야는  자신보다 급이 낮다고 치부해 버리고 다름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김 부장이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자신은 어디서나 인정받고 싶은 열망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회사 후배와 동기들을 이겨야 하는 대상으로 대하고 그들의 나은 점은 부러움과 열등의식으로  똘똘 가슴속에 담아두는 캐릭터이다.


 하지만 상무, 전무를 닮아 가고  싶어  가방, 넥타이, 시계 등 자신의 겉모습을 명품으로 채우는 모습을 보인다. 김 부장은 회사에서 앞만 보며 걸어왔고 대단히 인정받고 있다고 스스로 착각하고 산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대기업 부장 그리고 임원의 길을 걷는 게 그에게는 전부이고 주변의 어떤 것도 관심 없고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다름을 수용하고 포용할 수 없는 자신만의 아집과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본인은 열심히 회사에 충성을 다해 일하고 있고 상사의 궂은일도 도맡아서 하는 듯한데 주변인들은 그를 좁은 사람으로 생각하고 소통이 안 되는 사람으로 인식한다.


실무를 할 때는 업무를 잘했지만 리더로서는  소통 안 되는 꼰대의 모습이다. 리더는 일만 잘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결국 명예퇴직을 당하고 부동산 사기까지 당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와이프와 든든한 아들이 곁에서 늘 응원해주고 옆자리를 지켜주며 새로운 제2막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형의 카센터에서 손세차를 하며 자신이 살아온 고정관념을 하나씩 벗고 새롭게 출발하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김 부장은 세상이 변해가고 자신의 위치도 변해가지만 그것을 수용하지 못한다. 자신의 박스 속에 갇혀 열심히라는 말만 외치며 살아간다. 그리고 가정의 책임감을 등에 업고 계속 열심히 한다.


 회사는 냉정하다. 활용의 가치가 있을 때 의미 있지 그렇지 않으면 잉여인간이 된다. 하지만 그래도 현명한 부인과 아들이 있어 김 부장은 행복한 사람이다.


많은 대기업 명퇴자들은 경제적 어려움과 가정불화로 헤어지는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  따뜻하게 응원해 주는 가족이 있기에 제2막을 시작하는 모습이 다행이라는 안도감을 준다.


회사생활을 다룬 "미생"웹툰이지만 정말 명작이였다. 계약직  장그래가 무역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한 회사 내외부의 현실적 이야기, 장그래 팀장 차장의 철학, 회사 내 정치, 주변 인물들 각자의 고민을 바둑판에 비유하며 살아 있는 회사생활을 세밀하게 보여줬다.


 미생이 담고 있는 깊이와 철학을 따라갈 수는 없으나 이 책은 한번 정도 읽어 볼만한 책인 듯하다. 특히 직장생활에 매몰되어 자신의 주변을 보지 못하고 시대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직장인이라면 특히 읽어 보면 좋을 듯하다.


이 책을 주관적으로 종합평가를 한다면 5점 만점에 3.5점을 주고 싶다. 쉽게 읽히고 회사의 현실적 모습을 잘 표현한 부분이 베스트셀러로 만든어 준 요인인 듯하다.


https://brunch.co.kr/@woodyk/276



기억에 남기고 싶은 내용 (책 내용 인용)


상무님의 속마음이 나온다.

“회사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뭔 줄 알아? 공감과 협업이야 본인이 아무리 잘났어도 공감도 못하고 협업을 할 줄 모르면 조직원으로서는 적합하지 않아. 선후배들, 옆 팀, 다른 사업부와 함께 시너지를 내는 게 조직에서는 중요한데 말이야.



일이라는 건 무조건 열심히, 오래, 많이 하는 게 다가 아니야.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느냐가 중요해. 김 부장이 주는 장표나 보고서는 감동적이야. 꼼꼼하고 빈틈없고 완벽해. 그런데 읽고 나면 남는 게 없어. 뭐가 중요한지, 그래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핵심이 없어. 도대체 뭘 말하려는 건지 모르겠어. 남들과 다른 생각, 다른 시선이 필요한데, 자네 보고서는 이미 다 아는 걸 보기 좋게 정리만 했다는 느낌이야."



김 부장이 원칙을 잘 지키는 건 좋아. 그런데 그 원칙이 고지식으로 변하면 안 돼. 효율적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시대 흐름에 맞게 유연해야 할 필요도 있어. 김 부장처럼 열심히만 하는 사람들은 널렸어."



김 부장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신입 때부터 보고서 잘 만들기로 정평이 나 있었고, 시키는 일은 도맡아 했고, 야근에 특근까지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 방식으로 한 번의 진급 누락 없이 여기까지 왔다. 그런데  보고서로 지적을 받다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



팀장은 리더야 보고서 만드는 사람이 아니야. 보고서에는 팀원의 다양한 의견들이 담겨 있어야 해. 팀장이 전부 필터링해버리면 그건 팀 보고서가 아니지. 리더는 자신이 돋보이기보다는 구성원들이 돋보이도록 자리를 마련해주는 사람이야. 팀원일 때는 우사인 볼트여도 상관없지만 팀장이 되면 히딩크 같은 감독이 되어야지.


“시험을 못 봤을 때 어떠셨어요? 학교 생활 다 망친 것 같고 세상이 끝난 것 같지만 나중에 되돌아보면 그때 왜 그렇게 고민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죠. 똑같아요. 회사에서 은퇴했다고 해서 삶을 은퇴한 게 아니에요. 사기 한 번 당했다고 해서 인생이 막을 내리는 게 아닙니다."

의사는 숨을 고르고 다시 말한다.



“남은 삶을 생각해보세요. 젊었을 때처럼 도전적으로 받아들이느냐, 그저 과거만 회상하면서 한탄하고 후회하며 죽음만 기다리느냐, 이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어떤 선택을 할지는 김 부장님 몫이고요.”



결혼이라는 게 처음에는 반반 맞춰서 하나가 되는 거라고 생각했거든. 당신한테 기대하는 게 많았고 그걸 채우지 못하니 나날이 우울하고 불행하다고 느꼈는데 그게 아니더라. 상대한테 기대하는 게 오히려 이기적인 거야. 기대를 안 한다고 해서 덜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서로한테 많은 것을 바라는 결혼은 결국 실망과 부담으로 이어지는 거야."


결혼을 하면 상대방의 모든 것을 끌어안으면서 완전히 하나가 되어야 하는 줄 알았는데, 독립적이고 개인적인 상대방을 존중해야 더 결속력이 생기더라. 말로 설명이 쉽지가 않네. 당신이 회사에서 늦게 돌아와도 내가 별 말 안 했지?"


“내가 만일 빨리 들어오라고 닦달했으면 당신은 집에 들어오기 싫었을 거야. 구박하는 마누라가 집에 있는 것보다 당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고 만들어주고 싶었어."



오십 중반을 넘어 예순이 다 되어서야 알겠다.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아이가 커서 좋은 대학 가고 대기업 다니고, 남들보다 좋은 집 살고 좋은 차 타면서, 최종적으로 내가 임원 되는 게 인생의 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내가 정한 답이 아니었다. 남들이, 아니 어쩌면 허울뿐이던 나의 또 다른 자아가 세워놓은 규정을 그저 따라가려 했던 것뿐이다.


남들이 가졌다고 나도 다 가져야 할 필요가 없다. 남들이 써놓은 성공 방정식을 내가 풀 필요가 없다. 그저 나 스스로에게 솔직하고 떳떳하고 당당하게, 사랑하는 사람들과 한 걸음씩 걸어가는 것. 그게 진정한 의미의 인생이다.


https://brunch.co.kr/@woodyk/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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