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DYK Dec 01. 2022

회사를 떠나다. 늦었다는 것은 편견이다.

회사를 떠난다는 것은 또 다른 시작이다.

퇴근길에 예전부터 알고 지낸 지인을 만났다.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는 말을 전한다.


 희망퇴직을 하게 되었다는 말을 전하는데 그냥 가슴이 아프다. 인성이나 로열티 면에서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 분이지만 본인 스스로가 그만 떠나야겠다는 결심을 하신 듯하다. 회사를 떠나는 경우의 수는 다양하다. 자신이 있던 곳을 떠나는 것은 선뜻 내키지 않는다. 익숙함과의 이별이 진행되는 것이다. 회사를 다닌 연수가 길수록 더더욱 그렇다. 아쉬움도 남고 지금 이 시점에 떠나야 하는가의 의문도 생기기도 한다. 모든 게 아프고 서글프기까지 하다.


 모든 것은 떠남이 존재한다. 떠남이 존재하기에 만남도 시작된다. 그리고 새로움도 시작된다.


 그 일들이 다시 떠남으로 마무리된다. 인생사도 그렇다. 태어나서 만나고 헤어지고 그리고 세상을 떠난다. 마무리는 떠남이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사람이 태어나고 만나고 헤어지고 떠나는 사이클을 그대로 갖게 된다. 태어남과 떠나는 사이에서 우리는 존재한다. 그 사이에 많은 일들이 존재한다. 성장하고 아프고 다치고 그리고 슬프고 기쁘고 모든 감정과 이성들이 그 사이에 존재한다. 입사했을 때는 무엇이든 다 잘하겠다는 열정이 넘친다. 열정이 넘쳐 오히려 흘러내린다. 그런 패기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는다. 몇 년을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입에서 회사에 대한 불만이 붙어 다닌다. 하지만 그런 과정 속에서도 스스로가 열정을 갖고 일을 하는 사람들은 성장하게 되는 것이고 불만의 숲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직원들은 자신의 불만이 인생의 불만이 되게 된다.



늘 행복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려면 자주 변해야 한다_순자



때가 되면 스스로가 떠나든 타의에 의해 떠나든 떠나게 된다. 영원한 것은 없다.


젊었을 때 그렇게 잘하던 프로 선수들은 나이가 들고 때가 되면 자신이 떠날 때를 체크하게 된다. 언제 떠나는 것이 바람직할지를 고민하게 된다. 그들의 마음은 아직도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리고 싶어 하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성과를 낼 수 있는 몸 상태가 되지 않는다. 노력한다고 해도 안 되는 것을 느끼고 시간이 흘러 자신이 가지는 역량의 그래프와 회사에서 원하는 그래프가 이격이 많이 생기며 서로의 헤어짐을 준비하게 된다. 아쉽다. 지인이 회사를 떠난다는 것이 아쉽다. 그리고 충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분이 떠나시니 더욱 아쉽다. 시대가 변하고 요구사항들의 조건이 변해가는 회사에서 지인도

고민이 많으셨을 듯하다. 언젠가는 떠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그게 지금이 될지는 몰랐을 수도 있다.


누가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어찌 보면 본인 스스로가 떠나고 싶어도 미련이 남아 떠나지 못할 수도 있는데 상황이 돼서 타의든 자의든 떠나게 되면 또 다른 세상이 보일 거야. 이 세상이 그렇게 좁게 볼 곳은 아니야. 또 다른 기회들이 만들어질 거고 내가 너무 작게 살아왔다는 생각을 할 거야"



와닿는다. 떠나는 것은 늘 존재하는 것이다. 떠남만을 보고 아쉽고 답답함을 이야기하기보다 떠남으로 발생될 수 있는 기회들을 보는 것이 더 의미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으로 1년 후. 당신은 그때 시작했더라면 좋았을텐데라고 아쉬워할 것이다_가렌램


예전에는 회사에서 호봉제를 따졌다. 근속연수가 길어질수록 급여가 자동적으로 올라간다. 로열티를 이야기하는 시대였다.


회사에 오래 다니는 것이 로열티의 상징이었다. 한번 배운 것으로 한 회사에서 오래 써먹고 그것으로 급여를 받아왔었다. 그런데 이젠 그런 시대는 저물었다.  근속연수가 자랑이 되는 시대는 사라졌고 한번 배운 것으로 호봉의 연장이 되는 시대는 사라졌다. 로열티를 이야기하는 것은 고리타분해졌다. 만약 아직도 그런 이야기가 지금 회사에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면 꼰대의 일 순위에 서게 될 것이다. 또한 이런 주장을 하는 분들은 늘 자신의 나이가 늦어서 다른 것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일 것이다. 왜냐면 한 곳에서 오래 다니며 기존 배운 것으로 자리를 유지하려는 생각이 있으니 절대로 직업인이 될 수도 없고 새로운 것을 흡수할 수도 없기 때문에 늘 나이가 많아서 늦었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늦은 것은 없다. 스스로가 배우지 않고 변하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이 편안하고 자신의 굳은 살을 깎아내고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기 싫어서다. 만약 스스로가 변화를 수용하고 지속적으로 배워간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기간 동안 늦은 것은 없는 것이다. 핑계를 나이에 두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말하는 게 스스로를 위로하는 말이 되는 것이다. 자의든 타의든 언젠가는 떠나는 게 순리이다. 생각보다 떠나는 주기가 회사에서 빨라졌다. 빨라지는 만큼 스스로가 준비하며 공부해야 한다. 공부는 개인마다 자신이 해야 할 것이 다르지만 분명한 것은 그런 행위를 하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는 매우 큰 차이를 만들게 된다.


회사는 살아 움직인다. 하지만 스스로가 살아 움직이지 않으면 회사도 사회도 당신을 굳이 같이 가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스스로가 떠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가야 한다. 만약 타의에 의해 떠난다 해도 그것을 기회로 만들 수 있는 힘을 키워나가야 한다. 그것의 시작은 배우고 행동하는 것이다. 그것들을 시간의 힘으로 축척하고 응축해야 한다. 떠남이 아쉽지만 또 다른 기회가 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언젠가는 나도 떠날 것이다. 떠나기 전까지 열정과 끈기, 그리고 매일 배운다는 자세로 에너지를 만들어 가고 싶다. 떠남이 기회가 되는 순간이 되고 나이가 늦었다는 핑계가 되지 않는 그런 인생을 만들어 가고 싶다.


모든 사람들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걸  생각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_톨스토이



과학 기술의 힘이 우리를 오래 살게 만들어 주었다.


불행한 부분도 있다. 너무 오래 사는 것이 한편에서는 행복이 아닌 시대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오래 살 수밖에 없다면 사는 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행해야 한다. 회사를 그만두고 살아가야 할 남은 시간이 너무 길다. 우리가 회사 다니는 동안만 인생이 아니다. 남은 시간이 더 의미 있게 만들어져야 할 수도 있다. 회사를 그만두는 게 끝이 아니기에 또 다른 기회와 에너지를 충전해야 한다. 회사에서 떠남은 누구에게나 온다. 그것이 언제일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오래지 않아 누구에게나 다가온다. 그 시간이 당신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깨어 있고 스스로를 공부하며 준비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회사도 본인도 짐을 덜고 멋있게 서로에게 이별할 수 있을 것이다. 지인의 떠남을 슬퍼하지도 않는다. 또 다른 세상을 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응원하고 기대한다. 우리가 보지 못한 것들이 세상에는 너무 많다. 회사라는 울타리에서 본 세상이 전부는 아니다. 그러기에 두려움도 있지만 막상 부딪치면 또 다른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



이전 06화 회사를 떠난다는 것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