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나]4. 나조차 알아보지 못한 거울 속의 눈빛

by 박동욱

가끔,

거울 앞에 설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괜찮은 거 맞아?”

“진짜 아무 문제 없는 거야?”

“정말, 이게 나야?”

표정은 멀쩡하고

피부도, 머리카락도 예전처럼 그 자리에 있는데

눈빛만큼은…

어딘가 낯설다.

분명 내 눈인데,

거기엔 내가 없어.

“괜찮아”라고 입술은 말하지만

그 말이 튕겨 나오는 속도보다

눈동자가 보내는 메시지가 더 빠르다.

“괜찮지 않아.”

“누가 좀 알아봐줬으면 좋겠어.”

사람들은 때때로

‘혼자 있는 시간도 좋아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고요한 시간 속에서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조용히 무너지고 있을 때가 있다.

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소멸되는 느낌.

기억도, 감정도, 욕망도

조금씩 투명해지고

나란 사람 자체가

흐릿한 물 안에 잠겨가는 듯한 그 느낌.

그럴 때면 무섭다.

내가 점점 나 자신에게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외부의 시선보다 더 무서운 건

나조차 나를 알아보지 못하게 되는 순간이니까.

하지만,

그 순간에도 나는

거울 앞에 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아직 나를 찾고 있다는 걸 증명하고 있는 거다.

질문을 던졌다는 것만으로

나는 나에게 말 걸고 있는 거니까.

언젠가,

그 거울 속 눈빛이

다시 나와 닮은 미소를 지을 날이 오기를 바라며

나는 오늘도 스스로에게 묻는다.

“괜찮아?”

그리고,

이젠 솔직하게 대답해도 좋을 것 같다.

“괜찮지 않아.

그래도, 괜찮아지고 싶어.”

그게,

내가 나를 잃지 않기 위해

오늘도 애써 보내는 작은 구조 신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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