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위에서 나를 마주하다
#9 글을 쓰는 나에게 묻고

#9 글을 쓰는 나에게 묻고 싶은 말

by 박동욱

글을 쓰다 보면
나는 자주 나 자신에게 되묻는다.
“넌 지금 무얼 말하고 싶은 거야?”
“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지?”
“결국, 네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뭐야?”

솔직히 말해
그 순간에는 나도 잘 모를 때가 많다.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도,
왜 이런 문장을 쓰고 있는지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글을 남긴다.

왜냐하면
시간이 흘러 어느 날,
지금보다 조금 더 깊어진 나가
그 글에 담긴 질문에 답을 해주기 때문이다.

그땐 몰랐던 감정의 실마리,
언뜻 지나쳤던 진심,
그 모든 것들이
훗날의 내가 조용히 끄집어내어
나에게 말해주는 순간이 온다.

그래서 나는 이제 안다.
글을 남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의 내가 예전의 나에게 답을 건네는 이 순간이
얼마나 고맙고 소중한지.

글은 결국
나와 나 사이의 대화였고,
시간을 건너는 다정한 질문과 응답이었다.


내가 나에게 남긴 질문,

언젠가 나만이 해줄 수 있는 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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