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감성이 왜 중요한가
1) 감성지수(EQ)와 감성 리더십 (Emotional leadership)
대니얼 골먼(Daniel, Goleman)은 세계적 심리학자이자 <월스트리트 저널>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 사상가로서 1995년 '감성 지수(EQ)' 용어를 최초로 사용하였으며 1998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지의 ‘What makes a Leader?" 논문에서 조직의 뛰어난 리더들은 어떠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심층 인터뷰를 통해 조사하였다. 성과에 대한 영향도를 계산한 결과 감성 지능(EQ)은 모든 업무 영역에서 다른 개인적 능력보다 약 2배 이상 중요하다는 점이 밝혀졌고 더욱이 상위 레벨의 리더일수록 감성적 지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성과 차이의 90% 이상이 감성 지능의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 감정은 정상적인 의사 결정 및 판단력에 영향을 준다.
정서와 감정이 과학의 대상이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1950년대 이후 대뇌변연계에서 감정이 생긴다는 것이 알려졌다.
뇌를 동그란 호두 알맹이로 가정한다면 반을 잘랐을 때 중간쯤 해당되는 부분이 바로 대뇌변연계이다.
하지만 1990년대까지 감정은 뇌의 작용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이는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는 상식과도 관련이 있다.
18세기 서양의 근대 이후, 더 정확하게 말하면 데카르트가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Cotigo, ergo sum)"라고 말한 이후 ‘이성’을 인간의 가장 강력한 조건으로 여기고 이성과 감정을 분리하는 사살적 흐름이 확고하게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꼭 사상적 연원을 따지지 않다라도 우리는 일상적으로 감정은 되도록 억누르고 억제해야 한다고 배웠다.
서양에서는 데카르트가 이런 생각의 시초였지만 엄격한 유교문화의 전통을 가진 우리 사회에서도 감정을 억제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긴다.
감정과 정서를 뇌의 관점에서 본격적으로 규명한 대표적인 학자가 바로 세계적인 신경과 의사이자 뇌과학자인 안토니오 다마지오 (Antonio Damasio,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이다.
그는 의사 결정, 즉 뇌에서 일어나는 판단의 메커니즘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왔다.
어떤 환자들은 기쁨을 전혀 표현하지 못하는 반면 어떤 환자들은 뇌 질환 이후 무서움, 공포가 사라졌다.
그런가 하면 전혀 웃긴 상황이 아닌데도 시도 때도 없이 웃어대는 환자도 있었다.
안토니오 다마지오 박사는 이들 환자들이 보이는 감정, 정서의 문제가 일상에서 늘 이뤄지는 정상적인 의사 결정, 판단력에 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감정과 정서의 조절에 문제가 생긴 뇌는 이성적이고 분석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은 큰 발견이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이성으로 감정을 통제, 억제해야 한다고 배웠고 이를 미덕으로 여기게 되었다.
하지만 뇌에서 일어나는 과정은 정반대이다.
먼저 주변의 환경에 감각과 뇌가 반응하는 과정에서 감정과 정서가 먼저 일어나고 뇌는 이를 느낌(feeling)으로 발전시키며 이성, 생각은 이 느낌을 해석하고 설명한다.
그러니까 내가 어떤 생각, 느낌이 들어서 내 기분이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내 몸과 뇌가 이미 어떤 상황을 감정이나 정서(emotion)로 받아들이고 그로부터 느낌(feeling)을 만들며 이성은 그것을 좋은 상황 혹은 나쁜 상황 등으로 설명하고 의미를 부여한다.
결국 다마지오의 연구와 발견으로 인해 이성이 감정과 정서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 정서가 이성을 코치한다는 새로운 관점이 등장했다
- 조급한 부모가 아이 뇌를 망친다 (신성욱 지음, 어크로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인지 치료 (cognitive therapy)의 경우 어떤 특정 상황에서 ‘사고(thought)’는 ‘감정(emotion)’에 영향을 주고 ‘감정’은 행동(behavior)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감정에 영향을 주는 특정 사고 즉 자동 사고(automatic thought)를 교정하면 감정 및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는 치료적 이론을 갖고 있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인 아론 벡(Aaron Beck)에 의해 고안된 인지 치료의 경우 프로이트(Freud) 의 정신 분석을 한시적이고 좀 더 구조화된 치료 방법으로 발전시킨 치료 방법으로 감정은 사고에 종속되며 사고로 통제가 가능하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하지만 다마지오의 이론에 따르면 사고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는 독자적 감정 영역이 있음을 주장하고 있어 ‘감성’을 ‘사고’에 영향을 받는 부분과 영향을 받지 않는 부분으로 별도로 구분하는 것이 통합적 감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3) 최근 소아 우울증과 자살률 증가
최근 들어 청소년의 자살률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 건강증진 재단은 통계청의 사망 원인 통계를 분석한 결과, 10∼19세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가 지난 2001년 3.19명에서 지난 2011년 5.58명으로 57.2%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성인 자살 증가율인 50.5%를 초과하는 수치이며 또한 OECD 회원국의 청소년층 자살률이 감소하는 추세인데 비해 한국의 청소년층 자살률은 오히려 증가 추세로, 자살 이유에 대해서는 주로 성적 및 진학 스트레스가 39.2%로 가장 많았으며 가정불화, 외로움 및 고독, 친구 따돌림 등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진학(학업) 스트레스 및 가정불화 등으로 인한 우울증, 불안장애, 정서장애 등을 예방하는 것이 청소년 자살 예방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4) 감성교육의 현주소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과 의원이나 관련 기관에서는 ‘감성’ 자체에 대한 평가 보다는 집중력이나 기억력 등 학업 능력을 위한 인지 기능 평가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 실정이며 감성 치료의 경우도 음악 치료나 미술 치료 등 예술 치료 영역에 국한되고 있다. 또한 학습 효과를 증대시키기 위한 보습 학원은 매우 보편적이지만 감성 혹은 감수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전문 학원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결국, ‘감성’에 대한 일반적 인식이 매우 미흡하며 감성 교육을 위한 콘텐츠 또한 예술 치료에 국한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