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도 일하는 사람들의 텍스트 라디오
날씨가 오락가락하는 요즘입니다. 봄이 되어서인지 늘 졸리고, 배가 고파요. (응?) 차우진님도 그런가요?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 궁금하네요.
얼마 전, 밤에도 일하는 사람들의 문제는 크게 두 개로 나눌 수 있다고 얘기했어요. 하나는 '마음의 문제'로, 불안이나 긴장, 혹은 막막함 같은 것들이요. 또 하나는 '레퍼런스의 문제'로, 나와 비슷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없다는 것.
저는 <밤레터>로 이런 문제들을 조금씩 해결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지난 주부터 장재열 작가의 글을 격주로 연재하기로 했고, 이번 주부터는 크리에이터/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직접 전해보려고 합니다.
첫 순서는 시와의 글이에요. 15년 간 노래하면서 소속사 없이 독립적으로 활동하던 그가 '노래 속의 대화'라는 공연을 기획하고 운영하게 된 이야기를 보내왔습니다. 함께 읽어요.
‘시와’로 노래한 지 15년이 되었습니다. 돌아보면 큰 부침 없이 꾸준히 활동해온 것 같아요. 크게 부상한 일도 크게 가라앉은 일도 없이.
그러니 담담히 지내왔다면 좋았겠지만, 어떤 때는 ‘이거면 됐지’ 하다가 또 어떤 때는 ‘이대로 괜찮을까’ 불안하기도 했어요. 만족스러울 때조차도 '만족해도 괜찮을까?' 생각해버리고 마는 순간을 반복하며 시작한 고민입니다.
잊히지 않고 오래 노래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나만의 고유한 것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시와의 노래를 듣는 사람들은 어떤 면에 매력을 느끼는 것일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알 수 있겠어요. 묻기 전에는 모르겠더라고요. 짐작으로 결론을 내리고 싶지도 않았어요. 직접 묻고 들은 대답은, ‘시와가 나에게 이야기해주는 것 같아’, ‘노래가 내 얘기인 것 같아’
그래? 그럼 진짜로 노래로 대화해볼까.
그렇게 시작한 공연 ‘당신을 위한 진짜 작은 콘서트, 노래 속의 대화’(줄여서 ‘노래 속의 대화’)의 핵심은 ‘만남’이에요. 만남에 대화가 따라오는 거죠. 저와 관객이 만나요.
저는 주로 듣습니다. 관객이 요즘 어떤 마음으로 지내는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저는 노래로 반응해요. 우리의 대화는 말하기-듣기-노래하기로 이루어집니다. 대화가 끊길까 어색한 순간을 노래로 이을 수 있고요.
제가 노래하는 동안 관객은 무언의 이야기를 제게 들려주기도 해요. 그저 침묵 그대로 대화인 순간도 생겨요. 가까이 마주 보고 만나면요,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함께할 수 있더라고요.
어떤 공연인지 상상이 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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