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갈래의 길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길을 아시나요?

by 우주

집에서 15분 거리에 운동을 다니고 있다. 가는 방법은 두 갈래가 있었는데 가장 처음에 선택한 길을 고집하며 6개월 동안 한 길로만 다녔었다. 하필이면 그 길은 음식점과 술집이 즐비하여 썩는 냄새가 진동하고 아주 지저분한 길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초반 두 달 정도는 단지 그 길이 걷기 싫어서 운동 가기가 참 고역이었다.


며칠 전에 문득 신호등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횡단보도 너머로 쭉 뻗은 길이 눈에 들어왔다. 애초에 그 냄새나는 길로 갈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심지어 가지 않은 그 길은 직진만 하면 되는 길이었고, 내가 선택했던 길이 오히려 꺾는 길이었다.


그냥 흐를 수도 있었던 물줄기가 조그만 홈이라도 있으면 곧잘 홈을 따라 꺾어 흐르는 것처럼, 나는 6개월 동안 아무 의심 없이 그렇게 꾹 참고 싫은 길을 걸었다. 반면 대로변은 차소리가 나긴 했지만 상가가 없어서 가는 동안 행인을 한 두 명 마주칠 뿐 폭이 넓어 걷기가 참 편했다. 길 건너편으로는 학교 건물과 나무가 길게 이어져 눈이 시원한 느낌도 들었다.


ChatGPT Image Jul 30, 2025, 06_53_34 PM.png


내가 보려 하지 않으면 아무리 넓고 곧은길도 보이지 않는다는 게 참 신기했다. 어떻게 그렇게 큰길을 반년이 넘도록 보지 못했을 수가 있을까? 길이 더럽고 치사하고 힘들면 한 번쯤은 다른 길이 없는지 잘 한 번 둘러보라고, 그런 말을 하는 것 같았다.


자연스럽게 내가 놓치고 있는 다른 것들엔 무엇이 있을지 궁금해진다. 아마도 기다리거나 준비하지 않아도 지금 바로, 풍요롭고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사실. 삶이란 사실 어렵고 힘든 것이 아니라 즐겁고 행복한 것이라는 사실. 내가 찾는 것들은 바로 그런 것들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엄마와 거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