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타자기로 친 그들의 한 문장

한정원_나는 잘 넘어진다

by 홍선


글을 쳐서 떨어뜨리고

키보드와 다른 입력 방식이

키 금속판의 배열이

먹지를 두드리는 소리

타자기 설렘






유아적 심부름으로 신나게 두부 한 모를 사 오다가 앞에 아빠가 보여서 더 신나게 뜀박질을 시작한 순간

완전히 넘어져 두부도 완벽하게 깨져서 마른 잎 위에 점점이 뭉쳐서 떨어졌다.

하지만, 아빠는 웃으면서 말한다. 우리 선이, 두부를 다 깨서 사 왔네라고.

좌절의 첫 그림 속 유아기적 나는 지금도 그 그림의 회복 탄력성을 기억한다.

그렇게 말해줬으므로 낙엽 위에 뒹굴던 두부가 점점이 울음에서 물음표에서 느낌표의 생경한 느낌으로 저장됐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