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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이 바라보는 시간

사랑해요

by 홍선

"선생님?"

"사랑해요."


맑은 물이 필터링 될 때까지, 좀 시간이 필요하겠다 한 즘, 유연한 정체들의 그녀가 난데없이 고백을, 날 지긋이 바라본 것도 아닐테지만, 잘 갔다 왔냐고 묻는 말에 일곱 살 그녀의 부끄러운 듯 고백하던 표정과 말이 떠온다


"어, 나도 ㅇㅇ이, 사랑해."


어를 잠재운 그녀의 부끄러운 듯한 고백이 지금 새삼 떠오른다


더 더울 순 없겠지 하는데, 계속 더워지는

더 그럴 순 없겠지 하는데, 계속 그러기도


좋은 걸 가장 좋은 면으로 생각하자 하는데 안되면

괜찮아질 때까지 좀 있어보다 있어보다


그럴 때 누가 지긋이 바라보나보다


아마, 스스로의 필터링을 믿는 건 오만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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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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