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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기 May 09. 2020

치료하기-사람

방 문을 열고 사람 만나기

우울한 감정이 나를 지배하면서 사람을 만나는 게 꺼려졌다. 딱히 특정한 사람이 싫어서가 아니라 사람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느끼는 공허함이나 내 우울이 상대에게 닿을 거 같은 불안이 섞여 있었다. 정말 모든 운을 끌어다 쓴 거 마냥 내 주변엔 좋은 사람들이 많았고 종종 나를 불러내 마냥 즐겁지 않은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정말 별 저항 없이 그저 들어주었다.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안다. 오히려 위안이 되었다. 한때는 내가 죽으면 누가 슬퍼해줄까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날 사랑하고 있다. 종종 불러내어 같이 밥을 먹고 이야기를 하고 다시 보자는 약속을 하는 일련의 과정이 내가 누군가에게 존재만으로 필요한 사람임을 알려주고 있다. 그러니 방 안에서 종종 나올 필요가 있다. 물론 엄청난 힘을 쏟아야 방문을 열고 나올 수 있지만 타인에게서 받는 응원도 필요한 순간이 반드시 있다. 나와 함께 아픔을 같이 한 내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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