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책방에 대한 단상

가문비나무 아래

by 김욱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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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는 '가문비나무 아래'라는 책방이 있습니다.)



동네 책방에 들어가 본 지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솔찮이 오래되었습니다. 하긴 학교를 졸업한 지 너무 지나버려서 참고서나 문제지를 살 일이 없기도 하지만 그 많던 동네 서점이 서서히 없어진 탓도 있을 것입니다. 거기에 살짝 하나의 이유를 덧붙이자면 성인들이 책을 읽는 기회도 줄어서입니다. 소비가 줄다 보니 규모가 작은 가게부터 없어지는 것은 세상 이치입니다.


몇 달 전 동네에 마실을 나갔다가 거의 천연기념물로 지정해도 좋을 만큼 깔끔한 동네 책방을 하나 만났습니다. 너무 반가워서 구경도 하고 맘에 드는 책 하나를 사고 나니 세상의 한 부분을 얻은 듯 기분이 좋았습니다. 생각해 보니 근처에 고등학교가 있어서 학생들 편의를 위해 자리한 듯합니다. 반면 정 반대편에는 독립서점이 하나 자리하고 있습니다. 가문비나무 아래라는 곳인데 북콘서트도 종종 하고 북클럽도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시간이 되면 한 번 들러 볼 일입니다.



책방도 이제 대형화되는 것이 하나의 추세입니다. 교보문고 영풍문고는 물론, 온라인 서점도 호황이고 e-book도 인기라지요? 중고 서적을 취급하는 알라딘도 제법 규모가 크다 보니 이제는 어느 정도 이상의 규모가 되어야 먹히는 듯한데 그 성난 물결 앞에서도 잘 지켜주는 동네 서점이 고마울 뿐입니다.


어릴 때는 동네에 중고 서적을 취급하는 책방도 동네에 한두 군데는 있었습니다. 주머니 사정이 안 좋은 이들에게 싼값으로 책을 팔기도 하고, 아니면 더 이상 필요 없는 책을 팔아 적은 돈을 손에 넣기도 합니다. 하지만 경제 형편이 좋아지고 좋은 것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다 보니 그마저도 버티기 힘든 종목이 되었습니다. 다른 글에서도 한 번 언급했습니다만 책꽂이에 가득 찬 책을 정리한 적이 있는데 그럴 때 헌책방이나 중고 서점이 참 유용하겠다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독서인구가 많이 줄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세계 평균치와 비교해도 그렇습니다. 자기 전공 분야나 교과 내용에 관련된 책 이외의 독서 비중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 이제 일반적 관념에 속합니다. 어떻게 하면 전체적인 독서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인가? 이 명제는 시대를 막론하고 늘 수위(首位)에 해당하는 문제입니다. 노년으로 갈수록 어른의 독서율이 줄기도 하고, 한창 생산활동을 하는 젊은이들의 독서율도 준다고 하는데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세대는 그나마 학생입니다.



요즘 저는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하나씩 읽는 중입니다. 내가 알지 못했던 부분이나, 아니면 다른 견해를 접할 때마다 무릎을 ‘탁’ 치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얼마나 유지될지 아직 모르겠으나 가능한 한 오래오래 유지하고픈 습관입니다. 저는 간혹 그런 생각을 합니다. 서점을 경영하면 최소한 적자를 면할 정도가 되면 좋겠다. 가게를 운영하는 동안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면 좋겠다고 말입니다. 이웃 나라처럼 대(代)를 이어도 좋을 그런 가게가 되면 좋겠습니다.




몸을 키우는 Gym도 좋고, 맛있는 걸 먹고 마실 수 있는 식당이나 카페도 좋지만 내 마음을 풍성하게 하는 책방도 주변에 많으면 좋겠습니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동네에 나갔다가 맘 편히 들렀다 올 수 있는 동네 책방이 많으면 좋겠습니다. 더 나아가 그들이 운영비 걱정 없이 호황을 누리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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