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쌈김치를 잊지 못 함!
(이미지출처:핀터레스트)
저는 무얼 가려서 먹는 편식쟁이도 아니고 또 절대 못 먹거나 안 먹는 것은 별로 없지만 제가 생각해도 입맛에 몇가지 특이한 점은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어머니께서 '김치에 대한 취향이 참 특이하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시는 취향이 두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백김치를 더 좋아한다는 점입니다. 이건 국물까지 마실 정도입니다. 백김치의 끝판왕은 역시 해물과 함께 담은 보쌈김치입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수육용 빨간 보쌈김치가 아니라, 빨간색이 하나도 없는 그런 백김치를 말합니다. 그러나 최대 단점은 손이 많이 간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제 집에서는 청소년기 김장 때 한 번 담그고는 그 후로는 냄새조차 맡지 못합니다. 꿩대신 닭인 것처럼 그냥 싱건지로 대체되곤 하지만 내내 머리에 맴도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두번 째는 요즘 배추의 대부분을 차치하는 풍성하고 큰 배추보다, 그걸 구억배추라고 하나요? 아무튼 어릴 때 조선배추라고도 했고 토종배추라고도 불렀던 날씬하고 약간 키 큰 배추로 담근 김치를 더 좋아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씹을 때 섬유질 덩어리의 느낌이 납니다. 그래서 푹 익어도 씹을 때 아삭거리는 느낌이 살아있습니다. 이 또한 결혼하고 나서도 한두 번 잊지 않고 담아주셨는데 결정적으로 못먹은 이유는 단 하나, 시장에서 배추 구하기가 어렵고 비싸서입니다.
가끔 어머니께서는 입맛도 참 별나다고 하시지만 만들기 힘들다, 재료 구하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이제 맛보기 힘든 매뉴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연세가 드셔서 더는 담가달라 얘기하기도 염치없고 더 이상 김치소비가 옛날같지 않아 그때그때 아내가 담고 맙니다.
장모님도 어머니도 이제 힘에 부쳐하시는 김치담그기! 우리의 입맛을 길들이셨던 양가 어머니의 김치를 언제까지 맛볼 수 있을지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먹먹해지는 저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