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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욱상 Jul 15. 2019

우주선

우리 조직에 큰 우주선이 떨어졌다

어느새부터인가 착륙한 우주선은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일상의 바쁨속에 그 우주선은 아무 일도 하지 않지만 우리를 지켜주는 신앙적인 효과로 자리 잡아 나름의 존재 역할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우주선은 타이틀을 갖게 되었다.

누군가 대답 없는 그에게 조직장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빠른 속도로 번져갔고 순식간에 우주선은 조직의 장이 되었다.

사람들 간의 논쟁에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은 우주선 이름으로

라는 명분을 갖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조직이 두 분류로 갈라지기도 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우주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문이 열렸다.

그새 파악을 마친 우주선은 사람들에게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분석을 강조하며 그동안 사람들이 일하던 방식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며 멍청하다고 비난을 해댔다.

허둥지둥 사람들을 하루하루 변명이 담긴 보고서를 제출해 보지만 우주선은 말도 안 된다며 또 다른 보고서를 요구했다.


우주선이 지시하는 명령에 사람들은 너무나 지쳐가기 시작했고  그가 지시하는 것들은 실현 불가능한 일이라 이제 우주선이 없어졌으면 했다.

하지만 이미 조직의 장이라고 부여된 권한에 도전하는 사람도 없었다. 스스로 노예가 돼버린 사람들은 그가 지시하는 것들을 하면서 힘겹게 사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우주선은 새로운 논리를 편다. 우주선 자신에게 득이 되는

사람들에게는 독이 되는 지시를 하기 시작했다.

폭력이 시작되었고 대의라는 명분과 논리를 사용하는 그의 윽박지름에 감히 반론조차 제기할 수없었다.

그의 의견을 추종하며 기생하는 사람들이 큰 힘을 갖게 되고

다른 이들을 압박하며 자연스레 계급이 형성되었다.

급기야 어떤 추종자는 사실과 다른 사항을 보고하며 현실까지 왜곡하였고 이는 사람들 사이에 큰 고통과 더 큰 압박으로 다가왔다.


놀랍게도 우주선이 이륙을 했다.

어떤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이 바람과 같이 사라졌다.

본인이 이유를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유는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궁금 중은 더해갔지만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자 사람들은 우주선을 잊었고

그리고 놀랍게도 다른 우주선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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